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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여대생, 버스에 치인 70대 이송 거부… ‘응급실 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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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5 21:17:25 수정 : 2024-09-06 00: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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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여파로 ‘응급실 대란’이 장기화 하는 가운데 충북 청주와 광주에서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5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청주시 오창읍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70대 A씨가 대형 버스에 치였다. 당시 A씨는 의식이 있었으나 하반신과 장기 등을 크게 다쳐 출혈 등으로 위험한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충북스마트시스템’을 이용해 중증외상센터가 있는 충북대병원 등 5곳에 이송을 요청했다. 이 중 4곳은 “마취 전문의가 다른 수술을 하고 있다” “전문의가 없다” 등의 이유로 이송을 거부했다. 이어 2차 종합병원인 청주 효성병원에서 응급 수용 의사를 전해와 그를 이송해 사고 40여분 만에 수혈 등 응급조처를 받았다. 하지만 전문 치료가 필요해 다른 병원을 찾아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구급대는 청주와 대전, 충남, 경북 등지 병원 10여 곳에 수용 의사를 물었으나 대부분 병원은 “마땅한 의료진이 없다”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다행히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수용 의사를 밝혔고, 구급대는 120여㎞를 이동해 사고 발생 4시간을 훌쩍 넘긴 이 날 오전 1시34분쯤 A씨를 병원으로 옮겨 고비를 넘겼다.

 

소방 관계자는 “환자 상태가 심각해 응급조처, 이송 등이 늦어지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등 위급한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대생이 지척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광주 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광주시 조선대학교 체육대학 인근 공원에 대학생 B(20·여)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B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조선대병원 응급실에 심정지 환자 이송을 문의했지만, 수용 불가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조선대병원 응급실에는 타과 지원 근무를 나온 전문의 2명이 다른 응급환자들을 처치하고 있었다. 조선 대병원 측은 “당시 의료진 2명은 각각 응급 수술과 환자 처치를 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인근 병원을 놔두고 결국 8분 거리에 있는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은 B씨의 맥박과 호흡은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에는 7명의 교수가 근무하지만, 올해 2월 전공의 사직 대란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청주·광주=윤교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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