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양 후보 모두 47%로 동률
승자독식 영향 “한 표라도 더” 총력전
조지아·애리조나 등도 ‘초박빙’ 양상
부동층 향배따라 판세 요동칠 가능성
“해리스가 집권하면 1929년 스타일의 공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주도 해리스버그에서 폭스뉴스 앵커 숀 해니티가 진행한 대담 형식의 타운홀(Town Hall·유권자와의 만남행사) 행사에서 주장했다. 이틀 전인 2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철강도시 피츠버그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이틀 사이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것이다. 10일 두 후보의 첫 TV 토론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전 피츠버그를 다시 찾아 지역 커뮤니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오대호 인근 러스트벨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는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펜실베이니아(19명)와 그 뒤를 잇는 조지아(16명)에서의 승리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국에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하고,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주별 성향에 따라 민주당이 226명 선거인단, 공화당이 219명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가정했을 때 경합주 선거인단 중 한 명이라도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주가 중요해진다.
특히 최근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여론조사를 보면 이 두 핵심 경합주에서의 초박빙 구도가 눈에 보인다.
인사이더어드밴티지 조사(8월 29∼31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각각 48% 동률을 기록했다. CNN 조사(8월 23∼29일, 4일 발표)에서는 조지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8%,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를 기록해 접전이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50%, 48%로 44%, 43%를 각각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다소 앞섰다.
펜실베이니아는 CNN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CNN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6개 경합주를 조사한 결과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모두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승자 독식의 미국 선거구조에서 두 당 모두 선거인단이 6명으로 다소 작은 규모인 네바다를 제외하고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는 꼭 이겨야 하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경합주 중 2016, 2020년 모두 이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만 이긴다고 가정하면 더 그렇다.
WP가 각 기관에서 실시한 122개 여론조사를 취합해 평균을 낸 결과를 볼 때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3%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포인트 우세한 상태다. 모두 오차 범위 내다.
특히 최근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대선까지 미국 전역에서 사용할 선거광고 예산 중 81% 이상을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에 배정한 선거광고 예산이 7100만달러, 조지아주에 배정한 예산이 3880만달러다. 세 번째는 애리조나(1120만달러)로 수치를 보면 대부분 경합주에 예산이 몰렸다.
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7개 경합주 모두에 골고루 광고 예산을 배정하고 있으나 그래도 펜실베이니아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제철에 보낸 서한에서 이 회사의 US스틸 인수는 미국 철강 업계에 해를 미침으로써 국가 안보 위험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동자의 표심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합주 표심 자체가 원래 한 당이나 후보를 확고하게 지지하지 않는 만큼 대선까지 남은 약 2개월 동안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CNN은 6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경합주에서 투표 의향층의 평균 15%는 아직 누구를 찍을지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선거운동이 대선일까지 9주 동안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상당수 유권자가 견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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