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죄가 확정된 체육지도자는 그 자격을 박탈하도록 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국민체육진흥법 12조 1항 단서 부분에 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심판 대상 조항은 체육지도자가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성폭력 범죄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취소되도록 했다.
체육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이 사건 제청신청인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돼 자격이 취소됐다. 이후 자격 취소에 불복하는 소송을 진행하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심판해달라고 헌재에 제청했다.
헌재는 그러나 “일상적인 체육활동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일반국민 모두를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높다”며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는 그 자격이 필요적으로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데, 체육활동을 하는 국민과 선수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고 선수들을 보호·육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법원은 국민체육진흥법 중 성범죄자가 벌금형 확정 후 10년간 지도자 자격을 획득할 수 없게 하는 부분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는데, 헌재는 ‘결격 기간’에 관한 위헌성 판단이 법원이 심리 중인 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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