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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타이주는 중국 최고급 백주로 불린다. 위스키, 코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로도 꼽힌다. 베트남과 가까운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 런화이시(仁懷市)의 마오타이진(茅台鎭) 산지에서 츠수이허(赤水河) 강물로 만들어져 ‘귀주 마오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오타이주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0년 전 한나라 무황제가 역사상 최고의 술이라 칭하면서라고 한다. 이로 인해 중국의 8대 명주 중에서도 유난히 인기가 높았고, 중국을 상징하는 술로 자리 잡았다. 중국인들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술을 마신 빈 잔과 빈 병에 오랫동안 술 향기가 남는다고 해서 ‘공배향 병병향’(空杯香 甁甁香)이라고도 불렸다. 1915년 샌프란시스코 국제박람회에 출품돼 1등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었다. 정치지도자들이 즐겨 마시고 외국 국빈과의 만찬 때 건배주로 자주 등장하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귀한 분을 모시는 자리에 빠져서는 안 될 품목으로 여겨져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때론 현금처럼 대우받기도 했다. 하지만 연간 생산량보다 훨씬 많은 술이 시중에 돌아다녀 ‘90%가 가짜’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마오타이 주식은 명실공히 중국의 대장주였다. 시총이 전 세계 식음료 회사 중 최고로 삼성전자보다 클 정도였다. 이랬던 마오타이 주가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웠던 이전 명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 투자자들까지 외면하면서 굳건했던 중국 내 시총 1위 타이틀도 중국공상은행에 반납했다. 블룸버그는 “마오타이는 중국 경기 동향의 바로미터(척도)로 여겨져 왔다”며 “마오타이 가격이 내려간다는 건 중국의 소비 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부동산과 민간기업 부진에 이어 소비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복합적인 위기상황이다. 여기에 청년실업은 정부 통계로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참혹하다. 정치적 불안정을 경제성장을 통한 고용 개선으로 덮었던 중국 공산당의 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언제까지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낙관적이지는 않다. 섣부를 수 있으나 미·중 무역전쟁의 끝을 점칠 수 있겠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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