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음식 위에 뜨는 기름을 쉽게 걷어낼 수 있는 국자 구조를 개발한 경상북도 신광중학교 3학년 김태형 학생이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을 받게 됐다.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1979년부터 시작된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대통령상(상금 800만원), 국무총리상(상금 400만원) 및 5개 부처 장관상 250점 등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작에 김태형 학생이 출품한 ‘뱃살잡아 백살까지! 기름잡는 국자’가 선정됐다.
기름 잡는 국자는 한국 전통 술잔 중 하나인 ‘계영배’의 원리와 구조를 응용했다.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을 채우면 술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는 잔이다. 계영배의 중심부에는 관이 달려있는데, 일정 높이를 넘어선 술이 관 안으로 흘러 들어가면 관 속 액체의 압력이 중력 방향과 같아지고, 이에 따라 술이 계속 아래로 흘러가게 된다. 국자도 이 같은 원리로, 국자 안으로 국물과 기름을 넣으면 밀도차에 의해 기름층끼리 모이게 된다. 이때 국자를 들어 올리면 계영배 원리에 따라 맑은 국물은 아래로 빠지고 기름층만 남게 된다.
김태형 학생은 이날 세종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수상 발표 브리핑에서 발명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아버지 뱃살도 걱정되고, 국물의 나쁜 기름을 제거하시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기름 제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국자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동네 백세 곰탕집 할머니도 추천해 드렸더니 좋아하셨고, 삼복더위에 뜨거운 냄비 앞에서 기름을 제거하신 저희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셨다”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하면서 일단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상 수상작으로는 세종 한솔고등학교 2학년 김예원 학생의 ‘패러데이&렌츠의 법칙을 활용한 접이식 온·오프(On/OFF) 카드-삑! 카드를 한 장만 대주세요’가 선정됐다.
이는 버스 승하차 시 교통카드 이용의 불편 개선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지갑 내부의 카드 여러 장이 동시에 인식돼 ‘카드를 한 장만 대주세요’라는 안내가 나와 지갑에서 교통카드를 꺼내 따로 찍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했다.
김예원 학생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에 관심이 많아 불편함이 생기면 항상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놓는 습관이 있다”며 “1년 가까이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변화의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발전할 수 있음을 느껴 기분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상금을 어디에 쓰고 싶냐는 질문에 김예원 학생은 “뒤에서 알게 모르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선물을 사 드리고 싶다”며 “아이디어 실행에 필요한 프로그램도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태형 학생은 “(상금 800만원 중) 799만원까지는 상용화를 위한 금액으로 쓰고 싶다”며 “나머지 1만원은 그래도 과자 하나 사 먹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수상자에게는 해외 과학문화탐방 기회도 제공될 예정이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이번 대회에는 특히,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불편을 해결하고자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연구한 작품들이 많았다”며 “학생들이 발명품경진대회 참가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갈 훌륭한 인재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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