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응급실 뺑뺑이’ 2살 여아 의식불명에 정부 “경증환자 응급실 부담 90%”

입력 : 2024-09-04 08:08:36 수정 : 2024-09-04 08:08: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열과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응급실 11곳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해 결국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KBS 방송화면 갈무리

의정 갈등이 장기화 하면서 의료공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와 의사들의 줄다리기에 2살 어린이가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의료 역량 한계 속에 사고가 자꾸 빈발하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적절하게 응급 이송이 안 된 건지, 질병 특성상 불가피했는지, 초기 대응에서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세밀히 살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사 인력 부족, 의료 전달 체계 등 의료 개혁 목표로 삼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결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응급실 운영 차질의 주원인이 의사 수 부족이며 이는 2월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응급실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4분기 1418명에서 지난달 21일 1484명으로, 타과 전문의는 같은 기간 112명에서 16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레지던트는 591명에서 54명으로, 일반의·인턴은 243명에서 35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전날 아주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에 각 3명, 충북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에 각 2명, 강원대병원에 5명의 군의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건국대충주병원 운영 제한에 대비해 충주의료원에도 공중보건의를 배치한다.

 

한편 KBS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오후 8시40분쯤 2살 A양은 열과 함께 경련 증상을 보였다. A양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하지만 구급차는 바로 출발하지 못했다. 당장 진료 받을 수 있는 응급실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A양 어머니와 구급대원은 10여 분간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급한 대로 자택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다.

 

A양 어머니는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하다. 아기 좀 봐달라'고 했는데 '119랑 같이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결국 A양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9시45분쯤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 진료를 받았다. 약을 투여해 경련은 멈췄지만, A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상태다.

 

앞서 11곳의 병원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면서 A양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오마이걸 아린 '청순&섹시'
  • 오마이걸 아린 '청순&섹시'
  • 임지연 '여신의 손하트'
  • 이주빈 '우아하게'
  • 수현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