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여사 명품백 면죄부”
與 ‘김정숙 여사 우회송금’ 꺼내
“沈 20억 상속 등 자료 제출 안해”
野 질타에 시작 50분 만에 정회
여야는 3일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현직 대통령 부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거론하며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심 후보자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가족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자 야권이 반발하면서 청문회가 파행하는 등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시작 50분 만에 정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 2당(더불어민주·조국혁신) 의원들은 심 후보자를 향해 “요구받은 검증자료 377건 중 70%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야권은 심 후보자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과 장인 사망 2년 뒤 20억원을 추가 상속받은 경위, 자녀 학력 및 장학금 내역, 학교폭력 가해 여부 등 자료를 요구하며 송곳 검증을 별러왔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법 자체를 지키고 있지 않다”(민주당 김승원 의원), “(상속받은) 20억원에 무슨 불법이 있나”(혁신당 박은정 의원), “검찰총장이 제왕인가. 왜 요구한 자료를 내놓지 않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가족이나 자녀 관련 자료는 특별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서로 양해해 왔다”며 “위법이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청문회법 조문을 읊어가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청문회는 시작한 지 50분 만에 정회됐다가 40분 뒤 속개됐다. 심 후보자는 뒤늦게 요구받은 자료 상당 부분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인사청문 후보자들 공통점은 일단 자료를 안 내고 본다”며 “대통령 백 믿고 그러나”라고 했다.
◆與 “수사방해” VS 野 “패륜수사”
이날 청문회는 심 후보자가 아닌 전·현직 대통령 부인 검증의 장을 방불케 했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주가조작 의혹을 거론하자 여당은 즉각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외유 출장’ 논란, 제3자를 거쳐 딸 다혜씨에 ‘우회 송금’한 의혹, 전 사위 특혜채용 의혹 등 수사 상황을 거론하며 맞대응했다.
고검장 출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관련 없는 다혜씨의 금융거래내역을 흘려서 망신 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문 전 대통령 수사를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대표는 2년 넘도록 수사하고, 김건희 주가조작은 몇 년째 결론을 못 내고, 김 여사 명품백 수사는 면죄부를 줬다”고 했다.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은 “(김 여사가) 대통령의 업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기 때문에 당연히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도 “패륜 수사”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건은 “몰카 함정 공작”이라며 “청탁·뇌물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맞섰다. 박준태 의원은 야권 인사 수사에 관여한 검사 4명(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탄핵소추안을 민주당이 발의한 점을 거론하며 “수사를 위축시키겠다는 일종의 겁박”이라고 화력을 보탰다.
심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관련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야권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법원의 사법적 통제를 받아 가면서 영장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오빠 김진우 ESI&D 대표와 휘문고 동문이어서 총장 후보로 발탁된 것 아니냐는 야당 측 의혹 제기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연락처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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