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습니다."
2년 8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엄지성(스완지 시티)은 이렇게 말했다.
2선 공격수 엄지성은 한국 축구의 기대주 중 하나다.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광주FC를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완지 시티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파'로 발돋움했다.
개막 4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하는 등 스완지라는 새 둥지에 잘 자리잡은 그를 홍명보 신임 대표팀 감독이 9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했다.
엄지성으로서는 2022년 1월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5-1 한국 승)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이후 2년 8개월만에 다시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홍명보호 첫 훈련에 앞서 기자들 앞에 선 엄지성은 "솔직히 실감이 안 났다. 2선에 훈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과연 뽑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발탁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다는 그는 "설렌 만큼, 좀 더 열심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엄지성이 설 자리가 아직은 좁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대표팀 2선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핵심 자원들은 물론이고, 최근 K리그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쳐 보이는 양민혁(강원FC)도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엄지성은 "공격적인 상황에서 일대일 돌파나 크로스, 슈팅 등은 자신 있다"면서 "기회가 온다면 그 부분을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심심한 도시'인 스완지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스완지에서 뛰었던) 기성용(서울) 선수가 연락해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시'라고 얘기해줬는데, 그 말대로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적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적응하는데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역시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엄지성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게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는 동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해 마음이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팀에 돌아와서 그걸 동기부여 삼아 더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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