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부채 37조 증가 700조 돌파 확실시
4년 후엔 93조 더 늘어나 795.1조 예상
해당 기관 대규모 ‘재정 다이어트’ 가속
부채비율 207%서 190%로 낮출 계획
빚 많은 한전 등 14곳 건전화작업 속도
자산매각 등 통해 57조 재무개선 목표
중장기 재무관리 대상인 35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앞으로 4년 안에 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산 규모도 늘면서 부채비율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재정 다이어트’를 통해 현재 200%가 넘는 부채비율을 190%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14개 기관은 2026년까지 32조원 규모의 건전화 작업을 마치도록 지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2028년 35개 중장기 재무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자산은 1212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전망치 1040조6000억원보다 171조9000억원 늘어난 액수다.
자산 증가는 도로, 주택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정책금융 영향이 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 등을 중심으로 SOC 자산이 111조6000억원, 송·배전 설비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확대 등으로 에너지 자산이 26조7000억원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정책금융 확대에 따른 금융자산은 2028년까지 28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부채다. 올해 말 3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701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37조8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부채는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해 4년 후인 2028년에는 795조1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영향으로 SOC 분야 부채가 75조7000억원, 정책금융 확대로 금융 분야 부채가 11조2000억원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190.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올해 대비 16.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전망하는 부채비율은 2024년 207.3%에서 2025년 204.5%, 2026년 194.6%, 2027년 187.6%, 2028년 190.5%다. 2028년 들어 예금보험기금상환채권기금 청산에 따른 자본 감소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2023∼2027년 계획’과 비교하면 연도별 부채 규모는 증가했지만 부채비율은 유사한 수준이다. 주택시장 활성화 노력,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 등 부채 상승 압력에도 재정건전화 노력으로 상승세를 억제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35개 공공기관의 당기 순이익은 2024∼2028년 연평균 12조500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채무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6년 이후 2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특히 14개 재무위험기관의 재정건전화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이행 실적과 개선도를 평가할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지난해 발표한 ‘2022∼2026년 재정건전화 목표’에서 설정한 목표치(42조2100억원)를 2028년까지 57조2935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자산 매각 9조1000억원 △사업 조정 19조3000억원 △경영 효율화 11조9000억원 △수익 확대 6조2000억원 △자본 확충 10조8000억원 등이다.
자산 매각과 관련해서는 기존 계획과 비교해 한국철도공사의 서울 용산역세권 부지 매각(2조1000억원)과 LH의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미활용 부지 매각(4000억원)이 추가됐다. 반면 철도공사의 서울 수색 차량기지 이전지 및 역세권 부지 매각 시기가 이연돼 1조원이 빠져 이전 계획보다 총합 1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더불어 사업 조정을 통해 3조6000억원, 경영 효율화로 5조1000억원, 수익 확대로 4조8000억원 등 기존 재정건전화 계획 대비 각각 높여 잡았다.
정부는 또 국정과제 등 핵심정책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계획 수립 등에 대한 가점도 신설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부채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재무구조를 지속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