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CT(컴퓨터 단층촬영)사진을 공개했다.
28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의대병원 응급실 의사인 샘 갈리 박사는 지난 25일 X(옛 트위터)에 ‘낭미충증’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다리 CT 사진을 게시했다.
갈리 박사가 공개한 CT 사진에서는 다리로 옮겨진 낭종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해당 환자는 대퇴골을 시작으로 무릎 관절 아래까지 유충을 담고 있었고 수많은 낭종이 퍼져 있었다.
낭미충증은 촌충종의 유충이 근육이나 뇌와 같은 조직 기관에 들어갈 때 발생한다. 주로 덜 익은 돼지고기 등 유충이 들어있는 음식물 섭취로 감염된다.
사람의 장내에서 성체 촌충으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 성충들이 낳은 알이 대변으로 배출된다. 일부는 장에서 나와 체내에서 딱딱한 낭종을 형성한다.
낭종이 뇌에서 발생하면 두통, 발작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신 착란, 현기증, 수두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눈에서 발생하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나며 여러 안과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낭종 자체는 촌충 알에 처음 감염된 후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발생한다.
갈리 박사는 “유충은 장을 빠져나와 혈류로 전신 어느 곳에나 퍼진다”며 “뇌, 눈, 피하조직, 골격근이 가장 흔한 목적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낭미충증은 대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면서 “감염된 사람이 화장실에 다녀온 후 제대로 손을 씻지 않은 채 여러 사람과 음식을 함께 먹거나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통해 전염된다”고 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돼지고기 기생충에 감염돼 이 중에서 5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고기 기생충은 주로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에서 자란 돼지에게서 발생한다. 국내산 돼지고기는 상대적으로 기생충 감염 우려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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