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생 입학정원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응급실 뺑뺑이’ 사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임 회장은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이 낙상 사고 후 응급실을 찾아 헤멘 사연이 담긴 뉴스를 공유해 상단에 고정했다. 해당 뉴스 이미지에는 ‘이마 뭐예요? 앵커 질문에 김종인, 정권 들으라는 듯…’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현재 임 회장은 상단 고정을 해제했지만, 그의 행동은 응급실 운영 파행 등 의료공백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김 전 비대위원장은 오른쪽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인 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새벽 낙상사고 후 22군데의 병원에서 거절당했다는 그는 “민생문제의 가장 큰 현안은 의료대란”이라며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를 넘나들며 비대위원장을 맡았고 20대 대선 초반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정계 거물인 그는 응급실 이용에 차질이 생긴 현 상태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쓴소리를 내놨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도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며 ”대통령께서 과연 의료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모르는 걸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려고 하니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는 1977년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해서 50년간 사회의료체제가 안정적·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전 세계가)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부러워하는 데 이번 의대정원 증원 문제로 의료대란이 나서 의료체계에 적지 않은 손상이 올 우려가 있다”며 “이게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국민의힘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부의 시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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