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혼인건수, 2024년 1월 이후 최대
1~5월 누적도 전년비 8.7% 늘어
“혼인 후 출생 이어지는 비율 높아
유인책 있다면 출산도 증가 기대”
‘아기 울음소리가 다시 커질까.’
출생아 수가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출산율이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조했던 결혼 건수가 늘면서 출생아 수도 회복세를 보여서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내놓는 각종 저출생 대책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다만 그동안 ‘인구절벽’ 수준으로 떨어진 저출산 기저효과로 ‘반짝 상승’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5월 기준 출생아 수는 지난해 1만9033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찍은 지 1년 만에 514명 증가한 1만9574명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부산, 경기, 제주 등 11개 시·도에서 늘었고 광주와 대전 등 6곳은 줄었다. 특히 서울 191명(5.8%), 경기 130명(2.3%), 인천 105명(9.1%), 대구 90명(12.9%) 등에서 비교적 크게 늘었다.
출생아 수 증가는 2년여 전 혼인 건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탓에 지연됐던 결혼이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중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시기에 늘어난 신혼부부가 첫째 아이를 출생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하는 등 큰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혼인 건수는 최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2만923건으로, 1년 전보다 21.6%(3712건) 증가했다. 지난 4월(24.6%)에 이어 2개월 연속 20%대 오름세다.

5월 혼인 건수는 올해 들어 1월(2만8건) 이후 최대 규모다. 1∼5월 누적으로도 9만3117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474건(8.7%) 늘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 증가에는 결혼지원금 등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세종을 제외하고 4∼5월 전국적으로 혼인이 큰폭으로 증가해 전국 단위의 결혼 페널티를 없애는 정책이 시행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그간 결혼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대거 내놨다. 배우자가 청약 당첨이나 주택 소유 이력이 있으면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을 수 없거나 민간분양 가점제 계산 시 본인 가입기간만 고려하는 등의 기존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대상을 무주택 배우자로까지 확대했다. 그간 세대주가 아닌 무주택 배우자는 혜택을 받지 못해 결혼이 오히려 ‘페널티’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주택 1채씩 보유한 남녀가 결혼하더라도 2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 간주하는 기간은 10년으로 확대됐고, 청약 신청자의 결혼 전 당첨 이력은 배제됐다. 무주택 조건은 입주 모집공고 시에만 충족하면 되도록 완화됐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신혼부부 합산 소득 요건은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됐다.

정부는 그간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2027년까지 50%로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월 150만원에서 단계별로 1∼3월 250만원, 4∼6월 200만원, 7∼12월 160만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한 자녀당 각각 1년씩 쓰는 육아휴직에 유연성도 부여한다. 지금은 한 달 이상 2번에 나눠 쓸 수 있는데, 4개 덩어리로 나눠 쓸 수 있게 된다.
금융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아이를 낳는 가정에는 주택 구입 및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1주택 가구엔 연 금리 1.6∼3.3%로 5억원까지 대출해준다.
아직 출생률이 본격 반등했다고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임 과장은 “우리나라는 혼인이 출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혼인에 대한 유인책이 있다면 출산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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