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보다 ‘저녁형’ 인간이 인지 기능 우수
전체 수면 시간이 적을 경우에는 ‘아침형’이 효율

늦게까지 깨어있는 ‘저녁형’ 인간이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보다 인지능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박지은 박사 연구팀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과 공동으로 영국 성인 2만6800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시간,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를 결정하는 활동 시간 유형(chronotype)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아침형과 저녁형 인간 구분 없이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 잠을 잤을 때 기억력, 추리력, 정보 처리 능력 등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오전 8시 30분∼11시 30분에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이 오전 4시∼6시 30분에 일어나는 아침형보다 인지 능력 평가에서 7∼14% 우수한 점수를 보였다. 해당 결과는 조사 대상자의 나이, 성별, 만성질환 보유·음주·흡연 같은 건강 및 생활 습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유효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는 기상 시간대만을 고려한 결과로, 양 집단의 전체 수면 시간이 동일하지는 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아침형·저녁형 유형별로 기억력 감소 정도가 전체 수면 시간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기억력 감소 위험을 낮추는 적정 수면 시간은 아침형의 경우 5∼6시간, 저녁형은 7∼8시간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면 시간이 적을 경우에는 아침형이 효율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임페리얼칼리지의 공동 저자인 다칭 마 교수는 "수면 시간이 뇌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수면 패턴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도 뇌 기능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데에 있어서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 해석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 재키 헨리는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자세한 그림이 없으면 아침형 인간이나 저녁형 인간이 기억과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지력 저하가 수면 패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면 전문가인 런던 브루넬대 제시카 첼레키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교육 정도나 인지 검사를 실시한 시간 등과 같은 중요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중요한 한계’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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