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정식 메뉴로 출시한 ‘아샷추’(아이스티에 샷 추가)를 먹고 복통과 설사를 경험했다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관장 음료’로 불리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해당 메뉴엔 대체당인 ‘에리스리톨’(에리트리톨)이 들어간다. 이 성분은 과다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주의를 당부한다.

대체당은 천연 감미료, 인공 감미료, 천연당, 당알코올 등으로 구분된다. 에리스리톨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22가지 중 하나다.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과다 섭취다. 영양학계에 따르면 당알코올류 대체 감미료를 과량 섭취할 경우 체내 흡수가 다 되지 않아 장에 남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삼투압 현상, 장내 미생물 과증식 등으로 두통, 복통, 설사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신성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공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가스가 생성되거나 복부팽만,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 사람에 따라 특정 인공감미료에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당알코올인 말티톨이나 에리스리톨 등에 예민한 체질이라면 복통, 설사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리스리톨, 말티톨 등 당알코올류를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에는 해당 당알코올의 종류 및 함량과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등의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공감미료가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 ‘자일리톨(Xylitol)’이 있다.
지난 6월 미국 CNN 방송은 껌이나 치약 등 제품에 사용되는 대체 감미료인 자일리톨이 심장 마비나 뇌졸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러너 연구소의 연구팀은 최근 ‘유럽 심장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일리톨은 주요 심장 질환(MACE)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고 생체 내에서 혈전증 가능성을 키운다며 “자일리톨의 심혈관 안전성을 조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결과는 2004~2011년 심장병 환자의 혈액 표본 1157개와 심장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2100명 이상의 혈액 샘플 등을 분석해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자일리톨이 혈소판을 더 쉽게 응고시킬 수 있으며, 응고된 혈전이 심장으로 이동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의 심장 마비·뇌졸중·사망 위험은 자일리톨 수치가 낮은 사람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자일리톨은 식물에서 추출한 설탕 대체재로 당알코올의 일종이다. 천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화학적 공정이나 미생물 균주를 통한 방법으로 생산된다. 설탕만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절반도 채 되지 않아 무설탕 껌, 기침 시럽, 비타민 젤리 등에 주로 사용되고 케첩, 바비큐 소스, 푸딩, 팬케이크 시럽 등에도 대량 첨가되기도 한다.
앞서 이 연구팀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또 다른 당 알코올인 에리트리톨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당시 사람들의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3년 이내 거의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로 옥수수에서 추출되는 에리스리톨 역시 저칼로리 식품 등의 대체 감미료로 쓰인다. 저칼로리 식품·음료 업계의 협회인 칼로리통제위원회(CCC)의 회장 카라 손더스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저칼로리 감미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수십 년간의 과학적 증거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대체 감미료를 피하라고 경고하며 저칼로리 감미료의 장기적 유독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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