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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뜯는 게 꼴배기 싫다"…진흙탕 전대에 '텃밭 당심'은 갈팡질팡 [밀착취재]

입력 : 2024-07-11 19:03:19 수정 : 2024-07-12 03: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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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텃밭’ 대구·부산 당심 르포

한동훈 vs 反한동훈 구도 극명
네거티브 피로감·당정관계 우려
“韓 싸움 잘하는데 尹과 관계 문제”
“영부인 국모인데 답장 해줘야제”

당대표 일반국민 선호도 조사
韓 27% 羅 10% 元 7% 尹 2%

“동지끼리 니 죽고 내 살기로 깔찌뜯으면(헐뜯다) 표 받겠나. 때 안 묻은 한동훈이 낫지.”(부산 책임당원 이수정(69)씨)

 

“한동후이는 ‘내보다 똑똑한 사람 없다’ 식이라, 원희룡이는 싫은 소리 들어도 ‘형님 형님’ 이래 잘 넘긴다.” (대구 책임당원 심인석(58)씨)

 

“나경원이 오랫동안 당에 헌신해왔다. 정무적으로 능숙하고 갈등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대구 책임당원 박모(28)씨)

 

지난 9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인근에 ‘대구·경북 통합’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더불어민주당 주도 검사 탄핵’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나란히 붙어 있다. 김나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7·23 전당대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9∼10일 ‘보수 텃밭’ 대구·부산 일대에서 만난 당원들의 표심은 ‘한동훈 vs 반한동훈’ 구도로 엇갈렸다.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사천 논란’ 등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꺾으려는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하면서 당원들은 피로감과 당정관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심씨는 “지금은 누가 되더라도 시끄러운데, 더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할 사람이 낫다”며 “한동훈이 대표되면 단타로 끝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부산 부평깡통시장에서 만난 이씨는 “윤석열이를 지킬라 카면 뭉쳐야지”라며 “저쪽(야당)에서 밀고 들어오는데 식구 헐뜯는 게 챙피시럽고 꼴배기 싫다”며 한 후보를 지지했다.

 

11일 이번 전대에서 당원투표가 80%를 차지하며 당심(黨心)을 사로잡으려는 당권주자들의 행보가 거세다. 특히 영남권은 당원 10명 중 4명 이상이 집중된 보수 전통 텃밭으로, 영남 표심을 사로잡는 후보가 곧 당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전날 모든 후보가 부산합동연설회 연단에 올라 22대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를 사수해준 부산·울산·경남(PK) 당원들에게 앞다퉈 감사를 표한 데 이어, 12일엔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구애 작전에 나선다.

 

지난 9일 점심시간을 맞이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대구 시민들이 국수를 먹고 있다. 김나현 기자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기관의 지난 8일∼10일 일반국민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는 한동훈 27%, 나경원 10%, 원희룡 7%, 윤상현 2% 순으로 나타났지만, 당심의 향방에 따라 어대한 기류가 꺾일지 주목된다.

 

부산·대구에서 만난 한 후보 지지 당원들은 당정관계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한 후보가 ‘여소야대 국면을 헤쳐나갈 공격수’라며 높은 점수를 줬다. 대구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70대 김모씨는 “싸움은 한동훈이가 최고 잘하는데, 대통령이랑 사이가 문제”라며 “가정으로 따지면 (대통령이) 아버진데, (한 후보가) 대표 되면 응어리를 잘 풀어드려야 않겠나”라고 했다.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원준기(30)씨도 “한동훈이 얄미워 보일 순 있어도 우리 당에 그 정도 언어구사력을 가진 인물 없다”며 “젊고 변화를 추구하는 이미지도 장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표후보들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원씨와 같은 영남권 2030세대 청년 당원들은 한 후보를 ‘변화’의 아이콘으로 꼽으며 지지를 보냈다. 원씨는 “축구협회에서 젊은피 수혈한다고 박주호 전 국가대표 영입해놓고 무시하는 것처럼, 이 당도 ‘청년’, ‘개혁’ 외치면서 실제론 소홀하다“며 “당에 이해관계가 적은 한동훈이 당을 한 단계 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송영헌(26)씨도 “진흙탕 싸움 그만하고, 대구 청년 유출이 심한데 지방 발전 정책이나 말해주면 좋겠다. 그런 변화는 한동훈이 제일 잘할 것”이라고 꼽았다.

 

한 후보에 반대하는 당원들은 ‘문자 읽씹’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지향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의류업을 하는 류상형(68)씨는 “대통령 부인은 국모인데 답장을 해줘야제”라며 “한동훈이가 되면 대통령이 힘 실어주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경원이가 기량은 나은데 여자다 보니 당 장악력이 걱정”이라고 했다. 보수색이 짙은 지역 특성상 고령층 당원들은 성별을 두고 나 후보보다 원 후보의 손을 드는 모양새였다. 같은 상가에서 섬유업을 하는 구모(70)씨도 “현 정부에 제일 도움되는 거로 뽑을 낀데, 무난한 건 원희룡”이라고 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10일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찾은 국민의힘 당원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향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나현 기자 

한 후보를 향한 ‘좌파 프레임’ 공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대구 북구에 사는 박모(28)씨는 “한동훈 위원장이 보수 정당에 합류하기 전, 문재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어서 좌파성향 이념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다“고 했다. 

 

후보 간 치열한 난타전을 못마땅해 하며 선택을 유보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국수집을 하는 70대 이모씨는 “장사 안 돼 힘든데 시끄럽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기라”라며 “아직까지 누구를 할까 감을 몬 잡겠다. 막상막하”라고 고민했다. 부산에서 법인택시를 모는 60대 김모씨는 “원희룡이는 개인택시 부제(3일에 하루 쉬어야 할 의무) 없애서 불만 많고, 한동후이는 너무 빨리 나왔다”며 “(김건희 여사) 문자 그런 건 지금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대구·부산=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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