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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바이트댄스사가 서비스 중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강제 매각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틱톡이 중국 정부의 감시 및 검열에 협력하면서 미국 내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하고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관련법이 수정헌법에 저촉된다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대선과 미·중 관계 전체에 미칠 후폭풍이 작지 않다.

개인정보 대량 수집과 유출, 감시와 검열이 틱톡만의 문제일까. 2013년 6월1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요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NSA와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등 정보기관들이 ‘프리즘’(PRISM)이라는 비밀정보수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 일반인들의 통화기록과 인터넷 사용정보 등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내용이다. 따지고 보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인간 통제를 받던 개인정보 수집은 이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몫이 됐다. 이런 AI의 ‘성격’은 다수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소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만든 AI는 당연히 북미권에서 만들어진 인터넷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활용할 게다. 언어장벽이 사라진 생성형 AI를 통해 미국적 가치관이 자연스레 유포될 것은 자명하다. 여기에다 특정 프로그램이나 기존 소셜미디어 앱을 통한 정보 유출 단계를 넘어서 AI가 정보를 왜곡까지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소버린 AI는 ‘자주적인’, ‘독립된’이란 의미를 갖는 소버린(Sovereign)에 AI가 결합한 말이다. ‘AI 주권’으로도 통한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생성형 AI는 대부분 영어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서구권 문화와 가치관이 내재화됐을 것이라는 건 상식이다. 이런 AI 서비스에 장기간 노출된다면 특정 국가 고유의 역사나 문화가 왜곡되며 사회적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심할 경우 국가 정체성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 네이버 검색서비스는 구글에 밀리고, 카카오는 ‘국민 앱’ 자리를 유튜브에 내준 지 오래다. AI 주권 확보 문제는 우리에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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