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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면 미국을 떠나 인도에 돌아와서 취직할 거예요. 이제는 미국보다 인도가 더 유망한 나라라고 생각하니까요.”

 

지난 5월 총선 취재를 위해 찾았던 인도 뭄바이에서 만난 자쉬 샤(25)는 수익률 30%에 달하는 자신의 인도 주식 계좌를 보여주며 눈을 반짝였다. 미국 보스턴대에서 유학 중이라는 그는 기자에게 “이 주변만 둘러봐도 인도가 얼마나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느냐”며 한창 작업이 진행 중인 고층 건물 공사 현장을 가리켰다. 

 

그 동네뿐만이 아니었다.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 어딜 가나 공사판이었다. 해안도로를 깔고, 아파트를 짓고, 다리를 놓고….

 

‘경제성장률이 연간 8%인 나라의 풍경은 이런 거구나.’ 지난해 영국을 제치고 경제규모 세계 5위에 등극했으며, 3년 후에는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인도의 발전상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인도의 눈부신 발전을 예측한 한국의 현대차, 삼성·LG전자 등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찍이 현지에 진출해 달콤한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차 인도법인은 올해 하반기 현지 증시에 상장하는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35억달러(약 4조84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미래 성장동력을 갈구하는 한국 기업들에 인도는 ‘보물섬’이라고 전병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뭄바이무역관장은 말했다. 그는 “차 떠나기 전에 얼른 (인도에) 올라타야 한다”고 재촉했다. 이미 인도는 그 무한한 잠재력을 알아본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장이 됐다.

 

현대차 성공신화를 재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인도 시장에서 뼈저린 실패를 겪은 한국 기업의 사례도 무수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별로 규제도 많고, 가격 현지화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패담이 적지 않다 보니 대기업 외에 중견·중소기업들의 인도 진출은 더딘 편이다. 

 

이지안 국제부 기자

인도 진출 전략에서는 ‘디테일이 생명’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도 진출 컨설턴트 니디 아그라왈은 지난 5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내가 경험해본)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사용한 전략을 인도에도 그대로 적용한 뒤, 먹히지 않으면 ‘여긴 왜 안돼?’라고 한다”며 “인도는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상품 특성과 마케팅을 세분화해 접근하는, 철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곳”이라고 했다. ‘인도 공략법’이 아니라 인도의 ‘델리 공략법’, ‘첸나이 공략법’, ‘우다이푸르 공략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도 소비자들을 뼛속까지 파헤치는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수다. 꼼꼼한 조사에도 실패하기 일쑤이니, 실패를 통해 배우는 지난한 과정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위험 감수)에 소극적”이라고 니디는 평했다. 

 

걱정 많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들의 진출 활로를 매끄럽게 닦아줄 수 있는 건 정부다. 한국, 인도 양국 정부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정 협상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CEPA는 낮은 양허율, 원산지 증명 애로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우리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 중인 인도가 시큰둥한 탓에 개정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실질적인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이지안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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