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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억’ 아산 쓰레기 집하시설 11년째 낮잠

입력 : 2024-06-25 06:00:00 수정 : 2024-06-24 22:27:06
아산 글·사진=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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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가구 폐기물 자동 배출 시설
市·LH, 운영관리 놓고 책임 공방
대법원 판결에도 소유권 떠넘겨
주민들 시설 설치 비용 환급 요구

충남 아산신도시 내 공동주택 단지에 설치한 190억원짜리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10년 넘도록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아산시가 서로 관리운영 책임을 떠넘기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화가 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아직도 가동되지 않고 있는 쓰레기집하시설 설치비용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아산시 등에 따르면 LH는 아산신도시 배방지구 장재구역 공동주택 6곳 5500여가구의 쓰레기를 배출하기 위한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을 2013년 설치했다. 이 시설은 아파트단지 내에 설치한 지상투입구에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배출하면 지하관로를 통해 진공청소기 원리로 쓰레기를 아파트단지 밖으로 내보내는 시설이다.

 

충남 아산신도시 아파트단지에 설치한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11년째 가동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LH는 크린넷 설치 후 아산시에 시설을 인수인계(무상귀속)받아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산시는 자동집하시설의 경우 아산시가 운영관리 책임을 지는 무상귀속 대상 시설이 아니라며 인계를 거부했다. 두 기관이 서로 시설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떠미는 것은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운영 인건비와 유지보수 관리 비용 등 재정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LH와 아산시의 이 같은 운영책임 떠넘기기 공방은 급기야 무상귀속 대상 시설이냐, 아니냐를 다투는 법정싸움으로 이어졌다. 이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은 2022년 ‘크린넷은 무상귀속 대상 시설이 아닌 LH 소유 시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LH는 여전히 “크린넷은 2008년 아산신도시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 인허가 단계에서 아산시가 요청해 설치한 시설이기 때문에 공공시설로 분류해 아산시가 운영관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지난한 법정공방에 대한 대법원 결론은 크린넷은 공공시설이 아닌 단지내 주민 편의시설로 본 것”이라며 “집하장까지 배출은 LH에서, 집하장에서부터 매립장까지는 아산시가 운영 관리를 맡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산시는 이곳 자동집하시설 유지관리를 위해 시 예산을 투입할 경우,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자동집하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등 역민원이 발생할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산시와 LH가 운영관리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자동집하시설을 통한 쓰레기배출 편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크린넷 시설비는 아파트 분양대금에서 나온 것”이라며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6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아파트 분양 당시 쓰레기 자동배출 시설을 가동한다고 홍보했었다”며 “LH와 아파트건설 시행사 아산시 등은 장기간 약속을 어기고 크린넷을 가동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설치비용을 주민들에게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아산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김미영 위원장은 이달 21일 행정사무감사에서 “크린넷은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지만 입주민들은 설치비용 190억원을 부담해야 했다”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크린넷 설치비 환급을 위해 아산시가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아산 글·사진=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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