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부터 연일 이어지는 더위에 모기 개체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또 지난달 서울 도심에 나타났던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 하루살이가 사라지자 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인해 출현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며 지자체의 효과적인 방역을 주문했다.
16일 서울시의 모기예보제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모기 활동 지수는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2주 연속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하고 있다. 모기예보제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4단계(불쾌)에 해당한다.
4단계는 야외에 모기 유충 서식지가 50∼100% 범위로 형성된 단계로, 단독주택 밀집 지역의 경우 집안으로 침입하는 모기가 하룻밤에 5∼10마리 정도 된다.
밤에 야외에서 운동한 뒤 한 곳에 정지 상태로 10∼15분 이상 머무르면 5마리 이상의 모기에 뜯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월 2∼14일) 평균은 65.6였는데, 올해는 약 1.5 배로 수치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모기 예보를 담당하는 김동건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부교수는 “작년과 다르게 이른 봄부터 비가 많이 내릴뿐더러 기온도 계속 높다 보니 물웅덩이 등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상황이 일찍부터 조성됐다”며 “높은 기온으로 유충도 빠르게 성장해 성충 개체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달부터 러브버그가 발견됐다.
러브버그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러브버그의 정식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팔파리‘로 성충이 되면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다니며 먹이를 먹거나 비행해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별명이 붙었다. 생존시기는 성체가 된 뒤 3~5일 정도로 무척 짧다.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감염병관리과에 따르면 러브버그의 유충은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는다.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 않으며, 특별히 옮기는 질병도 없다.
러브버그는 2년 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2022년과 2023년엔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6월 중순쯤 관측됐으나, 올해 들어선 충청 지역에서도 4월 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다 5월에 대거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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