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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르는데 내 월급만 그대로"… 삼겹살 1인분 2만원 넘었다

입력 : 2024-06-11 18:30:32 수정 : 2024-06-11 23: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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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집계 후 첫 돌파… 지난달比 0.5%↑
외식비 36개월째 물가 상승률 넘어서

소득 1.4% 늘 때 외식물가 3.8% ↑
김밥, 한 달 새 1.8% 올라 3423원
‘여름특수’ 냉면·삼계탕 가세 조짐
원자재값 인상에 배달료도 한 몫
올리브유·초콜릿 등 줄줄이 들썩

첫째 아들 생일을 맞아 가족 외식에 나선 직장인 A씨. 아들이 좋아하는 집 근처 삼겹살집에서 한창 크는 나이에 먹성 좋은 중학생 아들 둘을 고려해 고기를 넉넉하게 6인분(180g 1만6000원) 주문하고 찌개와 냉면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이날 A씨 4인 가족의 한 끼 외식비는 약 12만원이었다. A씨는 “부담이 이전보다 커져 기념일 외에는 가족외식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내 월급만 그대로인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겹살과 자장면, 김밥 등 대표적 서민 외식 메뉴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서울 기준으로 삼겹살 1인분(200g) 외식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만원을 넘었다. 외식물가는 뒷걸음질하는 사례가 매우 드물고, 지금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불안요인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가계 한숨이 커지는 형국이다.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탈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대표 외식 메뉴 가격은 평균 0.6% 상승했다. 삼겹살은 4월 1만9981원에서 지난달 2만83원으로 0.5% 올랐다. 삼겹살 평균 가격이 2만원을 넘긴 것은 참가격 집계 후 처음이다. 삼겹살 200g 외식 가격은 2017년 11월 1만6000원을 넘었고, 2021년 9월 1만7000원대, 2022년 7월 1만8000원대, 지난해 12월부터 1만9000원대를 이어왔다.

 

전월 대비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메뉴는 김밥이다. 한 줄에 3362원에서 3423원으로 1.8% 증가율을 나타냈다. 김밥은 원재료인 김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가격이 올랐다. 자장면은 7146원에서 7223원으로 1.1%, 김치찌개백반은 8115원에서 8192원으로 0.9%, 비빔밥은 1만769원에서 1만846원으로 0.7% 각각 상승했다.

칼국수(9154원)와 냉면(1만1692원), 삼계탕(1만6885원) 등 3개 품목만 4월 가격을 유지했다. 이 중 여름철 수요가 높은 삼계탕과 냉면 가격이 곧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문제다.

 

외식물가 상승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을 넘어섰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상황은 2021년 6월부터 3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5월 들어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0개 중 23개의 물가 상승률이 평균치를 웃돌았고, 물가가 내린 품목은 하나도 없었다. 떡볶이가 5.4%로 가장 높고 도시락(5.3%), 김밥(5.2%), 비빔밥(5.2%), 칼국수(4.3%), 쌀국수(4.2%), 김치찌개백반(4.1%), 구내식당 식사비(4.0%)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외식물가 상승률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난다. 올해 1분기 상승률은 3.8%로,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 증가율(1.4%)보다 3배 가까이 높다. 금융 이자와 세금 등을 빼고 나면 쓸 돈은 상대적으로 적게 늘었는데, 물가만 껑충 뛰었다는 의미다.

 

일반 식품 가격도 잇따라 오르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빼빼로 등 17개 제품값을 평균 12%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6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CJ제일제당과 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대천김, 성경식품 등은 이달 김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외식하기 무섭네” 1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앞에 세워진 메뉴 안내판에 삼겹살 사진이 큼지막하게 담겨 있다. 이 식당 메뉴 안내판에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이날 서울의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만원을 넘었다는 통계가 공개되면서 고물가 시대 서민 가계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뉴스1

대표적으로 올리브유의 경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년 새 40% 넘게 올랐다.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페인이 2년 넘게 가뭄에 시달리며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카카오도 주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기후악화로 생산량이 줄면서 1t당 2000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올해 7000∼900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

 

평년 10장당 917원 수준이던 김 가격은 11일 기준 1260원(마른김·농수산물유통정보서비스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 김 생산 부진과 국산 김 수출 증가가 겹치며 가격이 올랐다.

서울도심을 달리는 배달 대행 오토바이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도 부담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배달 플랫폼들은 주문액마다 6~12%가량 수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플랫폼 업체들이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자영업자들에 비용이 일부 전가되는 것이다. 여기에 포장 주문을 할 때도 중개 수수료를 받기로 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논의를 시작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결과에 대해서도 자영업자들은 부담이 커질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외식 가격 인상 요인이 지속할 것이란 점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4로 전월보다 0.9% 올랐다. 이 지수는 지난 1월 117.7에서 2월 117.4로 하락했다가 3월 119.0, 4월 119.3,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곡물가격지수가 118.7로, 전월 대비 6.3%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봤다.


이진경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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