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방지 위한 보완도 검토중”
뉴욕 증권거래소의 전산오류로 일부 종목 주가가 90% 넘게 폭락한 것처럼 잘못 표시됐다.
이를 보고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주문을 넣었는데, 이후 주문이 또 정상가로 체결되면서 이른바 ‘미수금 폭탄’을 맞은 경우도 생기자 증권사가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8일 SBS에 따르면 직장인 A 씨는 지난 3일 밤 미국 주식 거래창을 보다 깜짝 놀랐다. 한 주 당 8~9 달러 정도였던 한 원전업체 주식이 98% 넘게 폭락해 0.13달러로 표시돼 있었기 때문.
그는 2000주 가량을 매수 주문했다. A 씨는 "그냥 이유 없이 그렇게 떨어져 매수를 하면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계좌에 총 50만원이 있었다. 시장가로 매수를 했다"고 전했다.
폭락한 주가는 뉴욕 거래소의 ‘전산오류’ 때문이었고, 거래소는 40개 종목을 1시간 뒤 정상가로 복원했다.
모두 정상가로 체결되면서 일부 투자자는 가진 돈보다 최대 수십배에 달하는 거래가 발생해 미수금을 떠안게 됐다.
또 다른 투자자는 "손이 덜덜 떨렸다. 들어가 봤더니 갑자기 제가 본 적이 없는 금액이 있었다"며 "제가 200달러 주문을 넣었는데 2000만원 주문이 이뤄진 게 말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피해자는 수십명으로, 피해액은 수억원대로 추산됐다. 시장가로 제한 없이 거래가 체결된 일부 증권사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미수 금액에 대한 제한을 둬야 국내 개인들의 과도한 실수나 전산 오류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해야 하는 증권사의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가 빗발치자 증권사 측은 "접속 기록과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해 개별 보상 액수를 정하겠다"며 "피해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주문 체결 방식 보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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