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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의 구절초 마을의 장수비결이 마을에서 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조청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준용(69) 괴산군 청천면 덕사리 구절초 마을 대표는 7일 “최근 마을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구절초 조청에서 ‘리나린’이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대부분 80대 후반이고 99세에 하는 마을 잔치 100수연도 여러 차례 열리는 등 장수마을의 비결이 예부터 내려온 조청에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덕사리 구절초 마을 전경. 지준용 대표 제공

◆구절초 식품에서 리나린 함유 첫 확인◆

 

리나린은 국화과 식물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이다.

 

수면강화, 항골다공증, 간 보호 등의 효능을 가지며 간 기능 개선, 해열 작용, 관절염 개선 작용에 주요 성분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산림바이오센터가 주관했다.

 

식물을 이용해 식품 제조, 에너지 생산 등 실용화할 수 있는 그린바이오 분야 성장을 위해서다.

 

센터는 지난해 11월 구절초 마을을 찾아 마을에서 만든 구절초 조청의 리나린 함유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100g당 30mg의 리나린이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지인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센터 관계자는 “구절초를 이용한 식품 중에서 리나린을 처음 확인했다”며 “구절초 조청의 특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덕사리 구절초 마을 주민들이 구절초를 캐고 있다. 지준용 대표 제공

◆가마솥에 19시간 고아서 만든 구절초 조청◆

 

덕산리 구절초 마을은 현재 28가구 30여명이 주민 산다.

 

2022년에는 60대 후반 12명이 모여 마을기업인 비영리법인 ‘덕사리구절초마을’을 만들었다.

 

비닐하우스 등 현대 농법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재래식 농업을 고집해 여전히 옛 시골 마을의 정취가 남아있다.

 

산골 오지마을이라서 기온도 다른 곳보다 낮아 농산물 생산량도 적었다.

 

주민들은 마을 전체에 자생하는 구절초로 눈을 돌렸다.

 

농한기에 접어드는 11월쯤부터 구절초를 캐서 겨우내 조청을 고았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덕사리 구절초 마을 주민들이 옛날 방식으로 구절초 조청을 만들고 있다. 지준용 대표 제공

구절초 마을엔 축구장(6500~8250㎡) 60개 정도의 면적 42만9752㎡에서 구절초를 생산한다.

 

예전에는 주민들이 캐서 조청을 만들었다.

 

마을기업이 생기고 나서는 구절초 생산을 마을기업이 맡고 조청은 어르신들이 각 가정에서 만든다.

 

이어 포장과 판매는 마을기업에서 담당한다.

 

이 마을 조청은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가마솥에 구절초를 비롯해 7~8가지 재료를 넣고 19시간을 고아서 만든 조청은 맛도 좋다.

충북도 민간정원 9호 지정된 충북 괴산군 청천면 덕사리 구절초 마을에 구절초꽃이 피었다. 지준용 대표 제공

◆충북 민간정원 9호로 마을 풍경 으뜸◆

 

지난해 충북도 민간정원 9호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은 마을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구절초꽃이 피는 가을에 축제도 열었다.

 

올해는 입장료를 받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음식도 각 가정에서 재료를 준비해 판매하는 등 마을을 최대한 보존하기로 했다.

 

구절초 조청 등 마을기업의 매출은 1억여원으로 현재 마을을 위해 쓴다.

 

지 대표는 “옛 어르신들이 마을의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찾은 구절초가 마을의 풍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구절초 조청에서 몸에 좋은 성분인 리나린이 함유됐다는 연구 결과가 마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괴산=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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