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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우주항공청 개청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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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2 23:28:37 수정 : 2024-05-22 23: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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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항공우주개발 본격화
위성·발사체·항공기 등 R&D
누리호·UAM 등 성과 이뤄내
이젠 경쟁력 높여 산업화해야

5월27일은 대한민국의 많은 항공우주인이 오랫동안 염원했던 우주항공청(KASA)이 개청하는 뜻깊은 날이다. 청사가 있는 경상남도 사천은 연초부터 축제 분위기다. 이웃 도시인 창원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장의 벽에도 ‘우주항공청의 개청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어 우주항공청 개청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을 잘 느낄 수 있다. 사천과 창원 인근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공우주 방산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많은 관련 기업이 모여 있다.

KAI는 2005년 8월, T-50(고등훈련기) 양산 1호기를 출고하였는데 19년이 지난 지금은 폴란드 및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T-50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차세대 전투기인 KF-21과 수리온 기동헬기 등도 생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누리호와 제트엔진을 생산하고 있어서 사천지역은 국제적인 항공우주도시로 손색이 없다. 대전에는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국방과학연구소, 카이스트 등 항공우주 관련해 많은 연구소와 산업체가 모여 있다. 나로우주센터 인근에는 우주발사체 조립 및 시험, 발사 관련 기업들이 그리고 제주도에도 항공우주 관련 산업체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항공우주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우주항공청의 개청 효과로 볼 수 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항공우주개발은 1989년 8월과 10월 대덕연구단지에 카이스트 부설 인공위성연구소와 과학기술부 출연연구소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원하면서 시작되었다. 항공우주개발은 크게 위성연구개발, 우주발사체연구개발, 항공기연구개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위성분야는 위성기술연구와 위성분야 인력양성을 목표로 한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소형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1992년 발사하였고,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누리호로 발사하기도 하였다.

항공우주연구원은 1999년,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 개발을 시작으로 정지궤도 복합위성인 천리안 2호를 발사하여 정기적인 기상예보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를 달 궤도에 보냈다. 우주발사체 분야는 2002년 액체 추진제 과학로켓 KSR-3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1.5t급의 위성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누리호를 독자 개발하여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하였다. 항공분야는 4인승 소형항공기 반디호를 개발하였고, 이어서 수직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스마트 무인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미래형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인 자율비행항공기의 개발에도 성공하였다.

이처럼 지난 30여년간 항공우주 분야에서 많은 연구개발이 성공적이었지만, 연구개발 결과가 산업화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일본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우주발사체 개발계획을 세울 때 보통 10회 이상 위성을 추가로 발사하는 것으로 잡고 이에 맞추어 발사할 기술시험위성을 같은 수만큼 개발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산업체에도 최소한 1년에 여러 차례 발사할 기회를 주고 기술시험위성 개발을 통해 위성의 부품과 부분품 그리고 지상장비분야를 국산화할 길을 마련해 주었다. 위성의 부품과 부분품은 실제로 우주비행을 통해 품질과 신뢰성을 인정받아야 상품으로 가치가 있으므로 일본은 우주개발을 통하여 참여산업체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우리도 우주 반도체, 배터리, 정보기술(IT), 로봇 등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2차례 발사에 성공한 중형급 국산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일, 미래 항공시장의 대세인 UAM의 산업화를 앞당기는 것도 우주항공청의 과제이다.

우주항공청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자의 꿈을 갖게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화된 예산을 바탕으로 그동안 이룬 연구성과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며 산업화를 앞당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많은 기대를 안고 항공우주인의 적극적인 성원 속에서 출범하는 우주항공청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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