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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상풍력특별법…“야당 내 협의 지체로 폐기 가능성” [기후가 정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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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8 07:03:41 수정 : 2024-05-18 07: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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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원내지도부 합의 고비 넘었지만
지자체 ‘보류’ 요청에 野 산자위원 협의 지체
느려도 너무 느린 해상풍력 보급속도
“인·허가 간소화로 2030년까지 보급목표 달성 시
탄소 4800만t 감축·일자리 77만개 창출”

“원내지도부에게 저희가 어떤 정치적 판단과 정무적 판단을 요청하겠다.”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특허소위에서 소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해상풍력특별법’(해상풍력 보급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 등 3건)과 관련해 여야 위원과 정부 관계자 간 질의응답을 마치면서 한 말이다. 기존 해상풍력 사업자 우대 수준 등 법안 세부내용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 이견이 이어지던 터였다. 결국 입장 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 의원은 양당 원내지도부의 ‘정무적 판단’에 해상풍력특별법의 ‘운명’을 맡긴 것이다.

 

해상풍력특별법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입지를 발굴하고 주민·어업인 수용성이 확보된 환경 친화적 발전지구에 대해 각종 인·허가 등 사업 지원을 위한 행정 절차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해상풍력은 탄소중립을 위해 그 확대가 시급한 재생에너지원 중 하나지만, 그간 개별 사업자가 주체가 돼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했던 탓에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산자위의 ‘손’을 떠나 양당 원내지도부 간 협의 테이블에 올라간 해상풍력특별법은 5개월 가까이 지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특별법)과 연계해 처리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됐다. 법안 발의 기준(2021년 5월)으로 3년 가까이 논의된 해상풍력특별법에 ‘파란불’이 켜지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제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해상풍력특별법이 산자위 소위 문턱을 넘었단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 일부 지자체가 갑자기 보류를 요청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산자위원 내 이견 조율이 지체되면서다. 연계 처리하기로 한 고준위특별법에 대한 반(反)원전 성향 시민단체의 반대가 거센 것도 민주당 내 협의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12월 15일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치기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일부개정안을 논의하는 산자위 소위를 주재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산자위 野 간사 “21대 국회 처리 확답 못해”

 

산자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양당 원내대표 간에 (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 연계 처리를) 합의가 됐는데 민주당 내에서 합의가 안되고 있는 상황으로 안다”며 “우리(국민의힘)는 무조건 하자는 입장인데, 그 쪽에서 의견 조율이 안되니 소위 개최도 협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7일이나 2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해상풍력특별법을 처리하려면 그 전에 산자위 소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가결이 필요하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통화에서 “풍력발전특별법은 전남 등 지자체에서 개입 권한을 보다 더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당연히 지자체 의견을 반영하는 게 필요한데 그게 너무 과도해지면 법 취지인 인·허가 간소화에 반할 수 있단 문제가 있다”며 “다음주 초에 이견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는 시간이 촉박한 사정 때문에 확답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특별법과 연계 처리하기로 한 고준위방폐장법 또한 시민단체 반발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영록 전남지사는 10일 국회를 찾아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에게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해상풍력특별법과 관련해 “지자체 권한이 미흡해 해상 풍력산업 육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주도 해상풍력 특별법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정이 어려우면 제22대 국회에서 새로운 특별법 발의·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21대 국회 임기 내 해상풍력특별법 처리가 무산될 경우 기존 제도인 ‘집적화 단지’를 활성화해 해상풍력 사업 속도 제고에 공을 들인단 계획이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집적화 단지 제도는 인·허가 간소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집적화 단지 제도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입지를 발굴하고 사업자를 선정하지만, 특별법은 여기에 더해 인·허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특별법으로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해상풍력 확대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 스스로 내건 목표조차 지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처지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2030년까지 설비용량 14.3GW(기가와트) 수준으로 해상풍력 발전 시설을 보급하는 게 목표지만, 지난해 누적 설비용량은 겨우 0.1GW에 그칠 뿐이다.

 

최근 국내·외 기후 관련 단체에선 잇따라 해상풍력특별법 제정을 통한 보급 속도 제고를 주문하고 있는 터다. 지금이라도 인·허가 간소화 등 지원으로 제10차 전기본상 해상풍력 보급 목표를 달성할 경우 탄소 감축과 일자리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단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기후운동단체 ‘플랜1.5’는 최근 ‘22대 국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20대 입법과제 제안’ 보고서를 통해 해상풍력특별법 제정 시 5년간(2026∼2030년) 탄소 감축량이 4800만t(이산화탄소환산량)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해상풍력 인·허가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약 5년 미만으로 대폭 간소화하는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민주당 김원이 의원 대표 발의안)을 기준으로 제10차 전기본 2030년 보급 목표(14.3GW)가 달성된다고 가정해 계산한 것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The Global Wind Energy Council·GWEC)는 17일 한국의 해상풍력 개발이 인천·군산·목표 등 해안도시 경제 성장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 ‘해상 풍력 개발은 어떻게 해인지역 회생을 지원하는가’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제10차 전기본상 해상풍력 보급 목표를 달성하면 해상풍력 가치 사슬 전방에 걸쳐 해양 엔지니어·공장 근로자·사업 관리자 등 일자리 77만여개가 창출되는 동시에 약 87조원 규모 경제적 투자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했다. 

 

레베카 윌리엄스 GWEC 글로벌 해상풍력 책임자는 “14.3GW의 해상풍력은 엄청난 에너지 및 경제적 기회를 창출해 해안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후기 산업화 시대에 나타나고 있는 해안 지역 도시의 쇠퇴를 막는 데도 해상풍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참고자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특허소위 회의록(2013년 11월22일)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 보도자료(2024년 5월16일)

플랜1.5 ‘22대 국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20대 입법과제 제안’ 보고서(2024년 5월15일)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 ‘해상풍력 개발은 어떻게 해안지역 회생을 지원하는가’ 보고서(2024년 17일)

 

정치가 기후에 답하는 그 날까지 씁니다, 기후가 정치에게.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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