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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행정지 항고심 ‘각하·기각’ 택한 법원…판결의 의미는 [고법, 의대증원 집행정지 기각]

입력 : 2024-05-17 06:00:00 수정 : 2024-05-17 07: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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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의료개혁 필수전제’ 공감대

교수·전공의·수험생 신청은 ‘각하’
“의대생 학습권 침해 최소화” 당부

법원이 16일 의료계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는 의대 증원이 의료개혁의 필수 전제라는 공감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나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넓게 인정했다는 의의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최상수 기자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집행정지 요건 중 하나인 ‘공공복리에 대한 중대한 영향력’을 따지며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짚었다.

재판부는 우선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의 질 자체는 우수하나 필요한 곳에 의사의 적절한 수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필수의료·지역의료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로서 의대 정원을 확대할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일부 미비하거나 부적절한 상황이 엿보이기는 하나 현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해 일정 수준의 연구와 조사·논의를 지속해 왔고, 그 결과 의대 증원에 이르게 됐다”며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필수의료·지역의료 회복 등을 위한 필수적 전제인 의대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의대생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도 인정되지만 이번 경우 의료개혁이라는 공익이 사익보다 크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의대 증원·배분)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의대 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전자(의대생의 손해 예방)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후자(공공복리)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결정은 행정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을 넓게 인정했다는 의미도 가진다. 앞선 1심은 이번 처분의 직접 당사자는 대학 총장이고 의대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은 제삼자라는 이유로 원고 적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항고심 재판부는 “제삼자의 경우라도 행정처분으로 인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 취소소송을 제기해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집행정지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의대생의 경우엔 소송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봤다.

법원은 기각 결정을 하면서도 정부가 의대생의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규정한 헌법(31조 4항)을 언급하며 “향후 2025년 이후의 의대 정원 숫자를 구체적으로 정함에 있어서도 매년 대학 측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대학 측이 의대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자체적으로 산정한 숫자를 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적절한 의대 정원을 유지하기 위한 논의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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