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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도움” vs “보여주기식”… 세종 ‘커플매칭’ 이벤트 시끌

입력 : 2024-05-16 22:12:27 수정 : 2024-05-16 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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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1회차 행사 6쌍커플 탄생 홍보
“결혼·출산 기피 문제 해결 효과”

지역 사회선 ‘구시대적 행정’ 비판
“보육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내놔야”

세종시가 지역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수년째 커플 매칭 행사를 열자 구시대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혼 기피 문화와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취지이지만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등한시한 채 구태스러운 ‘보여주기 사업’에 치중한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달 11일 어진동 한 호텔에서 ‘세종시 미혼남녀 인연 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세종시 정주 미혼남녀 20명씩 40명이 참가했다. 시가 주관하는 일종의 ‘20대 20 단체 소개팅’인 셈이다. 행사는 아이스브레이킹 게임과 돌아가면서 대화하기, 커플 레크리에이션, 1차 커플매칭 및 심층대화, 2차 커플매칭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예산은 전액 시비로, 장소 대관비와 사회자 섭외비 등 회차당 1000만원씩 모두 2000만원이다.

지난달 참가자 신청 접수에선 326명(남성 218명, 여성 108명)이 신청했고, 무작위 추첨으로 1·2회차에 참여할 남녀 80명을 선정했다. 2013년 시작해 올해로 8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한 후 올해 다시 재개했다.

세종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회차 행사에서 6쌍의 커플이 탄생했다고 홍보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경제 불황 속 청년들 사이 만남의 기회가 줄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확산하는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시는 25일 미혼남녀 40명을 대상으로 2회차 행사를 진행한다. 내년에도 같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지자체가 결혼정보업체로 전락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도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 여론으로 없앤 단체소개팅 사업을 결혼장려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이 같은 행사를 진행해 온 다른 지자체는 지역사회의 뭇매를 맞고 관련 사업을 없앴다.

충북 청주시가 지난해 7월 미혼남녀 30명을 대상으로 한 ‘청주 썸데이’ 행사는 “공공기관이 미팅 주선 기관이냐”는 악평만 남긴 채 사라졌다. 대전 서구는 2021년 관내 공공기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내짝 찾기’ 만남 주선 사업을 추진했다가 “특정 계층의 특권화를 조장한다”는 질타를 받고 철회했다. 같은 해 광주광역시도 비슷한 행사를 마련했다가 출산 가능연령으로 한정했다는 이유로 시의회와 시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보류했다.

성은정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자체 주최의 이런 행사의 이점이라면 신분 등의 안전성 등을 꼽을 수 있지만 행사 기저엔 결혼이 곧 출생으로 이어진다는 시대착오적 설계가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 사무처장은 “저출생의 원인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상황과 미흡한 보육 인프라 등으로 다양하다”며 “혈세를 남녀 만남의 장에 쏟을 게 아니라 저출생을 높일 수 있도록 주거·보육·복지·청년정책 등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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