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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디지털 연결성 보호 위한 해저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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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6 23:55:27 수정 : 2024-05-16 23: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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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중·러와 태평양 역내 갈등
해저케이블 공격 위험 커져가
韓, 美·日 등 파트너와 협력 필수
통신망 인프라 보호 논의 시급

호주와 일본은 지난 1월 해저전(undersea warfare) 전력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발표는 중국이 잠수함 함대를 빠르게 확장 및 현대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는데, 실제로 중국은 2025년까지 65척, 2035년까지 80척의 잠수함을 보유할 것이라 미국 국방부는 예측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협력의 배경에는 중국의 공격적이고 불법적인 해양에서의 활동이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도 포함된다.

예컨대 2023년 11월 중국 군함이 동중국해에서 수중 음파탐지기로 호주군 잠수부를 다치게 한 사례가 있다. 당시 호주 해군은 유엔 대북제재와 관련한 작전을 수행 중이었는데, 중국은 해당 사건에 대해 “호주 군함이 중국의 관문 해역에서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사건의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호주와 일본은 이에 따라 우선 해저 통신 및 상호 운용성 능력 향상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 밝혔는데, 이는 중국의 호주·일본 양국 해군에 대한 최근의 공세적 행위뿐 아니라 역내 발생 가능한 갈등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서태평양 역내 중국과 연관된 전쟁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통신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빼곡히 위치한 해저케이블은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95% 이상을 책임지고 있어, 국가 안보 및 경제의 핵심적인 기반이다.

군 지휘통신체계뿐 아니라 동맹국 간의 소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중국은 위와 같은 군사적 도발뿐 아니라 해저케이블에 대한 사보타주도 감행할 여력이 충분한 국가이다. 일례로 2020년 이후로 대만과 마주섬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은 중국에 의해 30여 차례 절단되어, 대만과 마주섬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 바 있는데, 이후 대만은 대만 전역에 고정형 및 이동형 위성 수신기 700여 개를 설치하여, 저궤도 및 중궤도 위성 등을 통해 통신을 수신하고자 예산을 편성하였다.

해저케이블은 굳이 전시 상황이 아니더라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해저전 수행의 주요 목적은 정보수집에 있다. 러시아 해군 내 1965년 설치된 심해연구본부는 서방 해저케이블 인근에서 활동하며 감시, 도청 활동 등의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저케이블은 그 광대한 전 세계적 분포에서 알 수 있듯 여러 국가를 경유하기에 타국 데이터를 중간에 도청, 탈취, 복제가 가능하며 이러한 행위에 대한 탐지와 대응이 쉽지 않다. 해저케이블이 물리적으로 파괴된다면, 그 복구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그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비용도 간과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점을 악용한 중국과 러시아의 불법적 행위와 도발, 사보타주는 매우 큰 국가적 손해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더욱이 서태평양 역내 존재하는 다수의 갈등상황들, 즉 한반도, 동중국해, 대만, 남중국해는 바로 그러한 해저케이블 위에 존재한다. 미국이 최근 중국을 우회하는 해저케이블 신설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실제로 구글은 지난 4월 일본과 미국을 잇는 해저케이블을 신설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이 이와 같이 안전한 통신 인프라를 동맹 간 상호운용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대응책을 준비한다면 이미 늦다. 한반도는 특히나 여러 갈등 상황이 중첩되어 존재하는 지역이고, 갈등 발생 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역내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갈등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서의 통신망, 그중에서도 인도태평양 역내 해저케이블의 보호를 위한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이것이 안전해야만이 좀 더 신뢰도 높은 한·미동맹 간 협력 혹은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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