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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 정지 인용 땐 의대 증원 ‘없던 일로’… 法 판단 이르면 오늘 나온다

입력 : 2024-05-16 06:00:00 수정 : 2024-05-16 07: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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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결정에 ‘촉각’

교수들 “증원 안되면 진료 정상화”
이탈 길어지면 전문의 시험 못 봐
전공의 복귀 기대… 일각 “버텨야”

대학 5월 말까지 정원 확정 ‘촉박’
기각·각하 땐 혼란 속 추진 가능성

법원이 이르면 16일 의대 2000명 증원 추진이 합당했는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의정 갈등 당사자인 정부, 의료계는 물론 교육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의료계가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의대 증원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계단을 한 시민이 걸어올라가고 있다. 서울고법 행정7부가 이르면 16일 의대 2000명 증원 추진이 합당했는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의·정 갈등 당사자인 정부, 의료계는 물론 교육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수 기자

15일 정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의대생과 전공의, 교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배정 처분취소’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16일이나 17일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심문에서 정부에 의대 증원 논의 과정, 절차 등의 근거 자료를 제출할 것과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의대 증원 승인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법원에 의대 증원 근거 자료 47건과 별도 참고자료 2건을 제출했다. 여기엔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결정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등이 포함됐다.

법원은 이를 토대로 △의대 증원 집행을 정지하는 ‘인용’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 △소송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각하’ 중 한 가지를 결정한다.

1심인 행정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이들이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다. 2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고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2025년 의대 증원은 힘들어지고, 기각이나 각하되면 혼란 속에 증원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대입 정원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용될 경우 정부는 즉시 항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내년도 입시에서는 의대 증원이 없던 일이 된다. 대학들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현재 학칙 개정 등 모든 절차를 ‘올스톱’한 상황이다.

19개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임시총회를 연 뒤 “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진료의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하나 기각될 경우 ‘근무시간 재조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전의비는 최근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일주일 휴진’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전의비는 “각 대학별 의대 증원 배분에 대한 경과와 절차를 파악한 결과 인력, 비용, 시설 등에 대한 고려 및 정확한 실사 없이 무분별하게 배정된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법원 판결 후 대학별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의대증원 효력 정지 여부 결정을 앞두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가운을 입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내년도 의대 증원이 무산되더라도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19·20일이면 전공의들이 대규모로 병원 현장을 이탈한 지 3개월이 되기 때문에 전문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일부 전공의가 복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개월 넘게 수련을 받지 않으면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 자체가 불가능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수련 기간이 부족해도 내년도 의사 부족을 우려한 정부가 결국엔 수련 기간 부족을 다 구제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증원 완전 백지화까지 버텨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앞서 의료계는 정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의대 증원 근거 자료를 공개했고, 정부는 이를 ‘여론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이 의대 증원 관련 회의록 존재 여부를 두고 말을 바꾸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등의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의 의대 증원 근거 자료 공개에 대해 “다소 왜곡시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증원 근거 자료가)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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