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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주목하라”던 첼로 거장 슈타커 탄생 100주년…제자들, 한·일 공동 축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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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5 16:03:35 수정 : 2024-05-15 16: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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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7월 3~5일 롯데콘서트홀, 5~7일 도쿄 산토리홀
양성원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Keep carring the torch)’던 선생님 말씀은 내 삶의 이정표”
츠요시 산토리홀 대표 “한국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에 ‘한국을 주목하라’고 말씀…미래에 강국될 것 예견하신 듯”
마르티나 슈칸, 마르크 코페이 등 제자와 차세대 첼리스트 한재민, 미치아키 우에노 등 한 자리

“‘단순한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인류 유산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예술가라는 점을 항상 잊지 말라’고 하셨어요.”(양성원)

 

“‘연주와 교육은 자동차의 두 바퀴 축이어서 하나라도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고 강조하시면서 바쁜 연주 스케줄에도 교육에 헌신적이었어요.(츠요시 츠츠미)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을 기획한 츠요시 츠츠미(왼쪽) 산토리홀 대표와 양성원 연세대 교수. 롯데콘서트홀 제공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첼리스트인 양성원(57) 연세대 음대 교수와 츠요시 츠츠미(82) 산토리홀 대표가 떠올린 스승 야노스 슈타커(1924~2013)에 대한 기억이다. 두 사람은 20세기 첼리스트 거장 슈타커에게 각각 1960년대(츠요시 대표)와 1980년대(양 교수) 사제의 연을 맺었다. 

 

한·일 양국에서 열릴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7월 3~5일 롯데콘서트홀·5~7일 일본 도쿄 산토리홀)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양 교수와 츠요시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선생님의 교육 철학과 음악에 대한 자세를 기리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어딜 가든 슈타커 선생님의 제자들이 있는데 모두 부를 수 없어 우선 각 대륙에서 한 두 분씩 모시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을 비롯해 마르티나 슈칸 취리히 음대 교수, 마크 코소워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 마르크 코페이 파리음악원 교수 등 슈타커에게 직접 배운 제자들이 함께한다. 한·일 차세대 첼리스트 한재민과 미치아키 우에노 등 슈타커와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젊은 연주자도 모여 무반주 첼로 독주, 앙상블, 오케스트라 협주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야노스 슈타커(왼쪽)가 과거 제자 양성원과 함께 찍은 사진. 롯데콘서트홀 제공
 

헝가리 출신의 슈타커는 7살에 리스트 음악원에 입학해 11살 때 데뷔 독주회를 여는 등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유대인이어서 가족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큰 고통을 겪었고, 1948년 미국 이주 후 댈러스 심포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카고 심포니 등에서 수석 첼리스트로 활약했다. 1958년부터 미국 인디애나대 음대 교수로 일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첼로를 연주할 수 있게 한 ‘왼손 주법’ 개발 등 첼로 연주 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1998년 그래미상을 받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모음곡’ 등 음반 150여 장을 남겼고, 1967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8차례 내한 공연을 했다.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왼쪽)와 양성원 연세대 교수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야외에서 대화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양 교수는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Keep carring the torch)’는 선생님의 말씀은 내 삶의 이정표가 됐다”며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지키면서 후대를 위해 길을 밝혀야 하는 책임을 의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츠요시 대표는 한국이 가난했던 1960∼70년대 시절 슈타커가 ‘한국을 주목하라’고 했던 얘기를 전하며 “한국이 지금은 클래식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강국으로 성장했다. 선생님은 진작에 (잠재력을 지닌) 한국인 연주자들의 미래를 직감하신 것 같아 놀랍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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