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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채 손님 맞는 게 예의일까…일본기업, 고정관념 깨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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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5 10:00:43 수정 : 2024-05-15 1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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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서서 고객을 맞아야 한다.’

 

지금도 통용되는 오래된 고정관념 중 하나다. 앉아서 손님을 맞으면 점포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습관처럼 그렇게 하는 곳도 적지 않다. 

 

계산대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일하는 일본 한 점포의 직원. 닛케이 홈페이지 캡처

인력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계산대에 의자를 설치해 이런 고정관념을 깨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시니어, 여성 등 다양한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퍼마켓 체인인 벨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지바현, 군마현의 3개 점포에 약 30개의 의자를 계산대에 설치했다. 지난해 직원들이 미국 대형 슈퍼마켓을 견학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라고 한다. 닛케이는 “미국이나 유럽 뿐만 아니라 가까운 한국에서도 앉아서 손님을 맞는 점포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력부족이 심화되고, 생산연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나이가 많거나 요통이 있는 사람도 일하기 쉬운 환경 만들기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의자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의자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직원들 사이에선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걱정했던 손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아 다른 점포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인력파견, 구인·구직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하는 마이나비는 지난 3월 중순 의자 보급을 위한 일종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서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정직원, 고용주 등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서서 하는 일 때문에 생긴 신체적 요인’으로 일을 그만 둔 경험이 있는 사람이 19.1%로 5명 중 1명 꼴에 달했다. 앉아서 손님을 맞는 걸 허용하지 않는 이유를 고용주에게 물었더니 가장 많은 대답이 “손님들의 인상이 나빠지는 것 막기 위해서’(33.8%)였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대답은 20%를 넘어 두번째로 많았다. 마이나비는 올해 봄부터 자사 구인정보 사이트에 정보를 올리는 기업 등에 전용 의자를 도입해 효과를 조사하고, 소비자의 목소리를 고용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가 늘면서 이번달 기준 6개사, 35개 점포에 100개 정도의 의자를 설치했다. 음식점이나 소매점을 중심으로 120개사 이상의 문의도 접수됐다.

 

닛케이는 “계산대 등에 의자를 보급하며 약 20% 정도의 이직을 막을 수 있을 지 모른다”며 “개별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힘들어 마이나비가 선도적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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