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표면화 가능성에 후속 인사·김여사 소환 여부 등 주목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계기로 검찰과 대통령실·법무부 간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인사에 대한 평가나 거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7초 침묵'으로 심기가 편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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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전면전은 피한 모양새지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 상황과 후속 중간 간부 인사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총장은 14일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남은 임기는 끝까지 소화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오는 9월까지 약 4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날 법무부가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을 전면 교체하고 총장의 '수족'인 대검 참모진도 대거 물갈이하자 법조계에서는 이 총장이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 총장은 인사 내용이나 과정에 대해서도 "제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술자리 회유' 의혹,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 회유 의혹 등 검찰 조직을 향한 외풍이 거센 상황에서 수장이 자리를 비우거나 논란을 키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장은 이날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변함없이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장이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함에 따라 인사 후폭풍이 당장 확산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향후 중간 간부 인사 등이 불씨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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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도 이날 법무부와 견해차가 있다는 점은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검찰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7초가량 말을 멈추고 침묵했다.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 대검 참모진을 전면 물갈이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전날 퇴근길에 '인사를 총장과 협의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필요한 절차를 다 했다"고 답변한 것과 거리가 있다.
대검 내부에서는 "도대체 왜 이 시점에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법무부에서는 "장관이 총장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총장은 후속 인사 시점에 대해서도 "제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고검 검사(차장·부장검사)급 중간 간부 인사 결과가 갈등의 분출 여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사를 지휘하는 형사 1부장·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장의 교체 여부, 공석이 된 1∼4차장 후임자 임명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중간 간부 인사 기조 등을 정할 검찰 인사위원회 기일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앙지검 차장 등 중요 보직을 마냥 비워둘 수는 없는 만큼 조만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법무부는 지난해의 경우 9월 4일 검사장 인사를 냈고, 약 2주 뒤인 20일 중간 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지, 서면 조사 등으로 대체할지 등 수사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생길 경우에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장이 혼자 김 여사 사건 수사를 컨트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차장·부장으로 소위 윤석열 사단이 오는지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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