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CEO “韓 의존 체질 탈피”
소뱅도 네이버와 지분 정리 공개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대주주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행정지도가 “경영권 관점에서 한 건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네이버 지우기’는 미리 손발을 맞추기라도 한 듯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에서 5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를 상대로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이 중에는 ‘네이버로부터 자본 지배를 받는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라인야후 지분 64.5%를 소유한 지주회사인 A홀딩스는 네이버가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행정지도 이후 일본 정부를 뒷배로 둔 듯 라인야후,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에 노골적인 지분 매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도쿄에서 열린 결산설명회에서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자와 CEO는 이런 요구가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위탁처와 자본적인 지배 관계에 대한 재검토’다. 말하자면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데이터 관리를 위탁하면서 대주주에게 강하게 관리를 요구할 수 있겠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순차적인 위탁관계 종료를 통한 기술적 독립” 방침도 밝혀 개인정보 유출이 이후 확인된 “놀라울 정도의 ‘한국 의존 체질’”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라인야후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한 한국인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물러나게 한 것은 인적청산이다. 신 CPO는 2008∼2011년 라인 출시 프로젝트를 총괄한 인물로 ‘라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라인야후 설명회 다음날인 9일에는 소프트뱅크가 나섰다. 미야카와 준이치(宮川潤一) 소프트뱅크 CEO는 네이버와의 지분 정리 협상이 진행 중임을 밝히며 “7월 1일까지는 합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의) 난도가 상당히 높다고 본다”면서도 “네이버도 이 문제에 소극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라인야후, 소프트뱅크를 통해 협상 상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마스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총무상은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지도가 “경영권 관점에서 한 게 아니다”며 “시큐리티 거버넌스의 본질적인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보안 거버넌스의 재검토 등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특정 국가의 기업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위탁처 관리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형태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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