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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lotto)는 이탈리아어로 ‘행운’을 뜻한다. 영어 복권(lottery)의 어원으로 ‘인생역전’의 대명사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로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1등 당첨자가 여러 차례 나온 ‘로또명당’은 매일 한 방을 노리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당첨 비법을 교환하는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직장동료·친구끼리 당첨금을 나누는 ‘로또계’가 성행한 적이 있다. 로또 숫자를 고르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 책도 꾸준히 팔려 나간다.

스스로 숫자를 선택할 수 있고 당첨금이 많다는 게 로또의 최대 장점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난 11일 제1119회 로또 추첨에 1등 당첨자는 19명에 달했다. 이들이 각각 받는 당첨금은 13억9603만원씩이지만 세금 33%를 제하면 실 수령액은 9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무려 814만5060분의 1. 벼락 두 번 맞을 확률보다 낮은 걸 이기고 받는 금액치고는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13년 5월18일 제546회 1등 당첨자는 30명이다. 1인당 4억600만원꼴이다. 최근 미 파워볼(로또) 1등 당첨금이 13억달러(1조8000억원)라는 말에 부러움이 앞선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이라는 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복권 판매액 6조7507억원 가운데 로또는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K로또의 미스터리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의료, 복지, 교육 등 공익사업용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되는 효자 상품이다. 반면 ‘빈자(貧者)들의 세금’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미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복권을 ‘고통 없는 세금, 이상적 재정수단’이라고 했겠는가.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해외에서는 당첨자들이 파산이나 정신병, 상해 등을 겪는 ‘로또의 저주’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로또는 합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지만 엄밀히 보면 도박의 일종이다. 자칫 인생역전이 아닌 인생파멸로 이어질지 모른다. 최근 ‘로또 조작 논란’에도 서민들은 여전히 로또명당을 기웃거린다. ‘부모 찬스’라도 없으면 10년간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모아도 서울에서 집 한 채 사기 어려운 현실이 빚어낸 씁쓸한 장면이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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