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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의대 교수, 환자로부터 상품권·한우 받고 선물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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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1 12:47:26 수정 : 2024-05-11 12: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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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로부터 금품 받고 커피 머신까지 요구한 명문대 의대 교수
환자와의 사이가 나빠지자 환자 동생이 권익위와 병원에 신고
최근 소속 병원으로부터 감사받아…감사 결과는 비공개
의대 교수가 환자로부터 받은 상품권. 연합뉴스

 

국내 명문대 의대 교수가 환자에게 금품을 받고 선물을 요구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사인 A 교수는 지난 2020년 11월 담도암 환자인 60대 여성 B씨의 수술을 맡은 이후 B씨와 그의 보호자 C씨 등과 수시로 연락하며 거액의 상품권과 선물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 교수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했다. A 교수와 B씨의 사이는 B씨의 몸 상태가 악화되며 어긋났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A 교수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B씨는 2022년 11월 췌장염에 걸렸고, 지난해 7월에는 담도암의 일종인 팽대부암을 진단받았다. 이에 B씨는 A 교수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A 교수의 성의 없는 태도에 실망했다.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B씨의 여동생인 C씨가 A 교수를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건복지부와 국민권익위에 신고했다. A 교수는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C씨에게 김영란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모든 신고를 취하하도록 했다.

 

이후 A 교수는 B씨로부터 다시 거액의 상품권과 식사 접대 등을 받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개선되는 듯했지만, B씨의 건강이 나빠지며 사이가 또 악화됐다. C씨는 지난 3월 A씨의 비위 자료를 추가 정리해 다시 권익위와 병원에 신고했다. 이에 A 교수는 B씨 등이 자신을 스토킹했다며 고소했다.

 

C씨가 권익위와 병원에 신고한 통화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 선물 목록 등에 따르면 A 교수는 2020년 12월24일 진료실에서 50만원어치의 상품권과 20만원 상당의 찻잔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차례에 걸쳐 73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선물을 챙겼다.

 

2021년 1월21일 한우 선물 세트(38만원)와 과일(12만원)이 서울 강남의 A 교수 집으로 배송됐다. A 교수는 같은 해 1월과 3월·7월에는 진료실에서 각각 20만원 상당의 스타벅스 카드 상품권을 받았다. 또 12월에는 자택에서 백화점 상품권(50만원)과 스타벅스 카드(40만원)를 택배로 수령했다.

 

A 교수는 설과 추석 등의 명절에 한우와 홍삼, 상품권 등 60만~7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 이 밖에 A 교수는 B씨 등에게 학교 앞의 고급 중식당에서 식사를 제안하고 7만원짜리 코스 요리를 먹었다.

 

지난해 4월 A 교수는 B씨에게 “학교로 커피 머신 5대를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즉시 65만원 상당의 커피 머신을 보냈는데, A 교수와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돌려받게 됐다. A 교수는 B씨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5월에 받았던 백화점 상품권(50만원)과 스타벅스 상품권(20만원)도 같은 달에 돌려줬다.

 

A 교수는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C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고의 뜻을 전하면서 김영란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A 교수의 소속 병원이 A 교수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A 교수와 B씨 측의 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와 관련해 B씨는 A 교수에 대한 증거가 많은데도 징계를 미룬 것은 ‘제 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권익위는 3월에 A 교수 사건을 접수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B씨의 스토킹 혐의에 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 A 교수가 이에 불복하며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10일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국 54개 병원, 19개 의대 교수들이 이날 집단 휴진(외래 진료·비응급 수술 중단)에 들어갔다. 휴진에도 불구하고 응급·중증·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휴진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의 주 1회 휴진 방침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에 이어 이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이날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전공의 수련 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의료개혁특위는 현재 상급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전공의 수련을 지역 종합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시행할 방침이다.

 

한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수련을 받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상급 종합병원-지역 종합병원-의원 등의 의료기관을 두루 경험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의 ‘협력 수련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며, 수련 체계 개편에 따른 비용은 정부 재정으로 부담한다.

 

정부는 외국 의사의 진료를 허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보건복지부는 보건 의료 재난 위기 경보 ‘심각’ 단계일 때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에게 국내 의료 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 규칙 일부 개정안을 오는 20일까지 입법 예고한 상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시행 규칙 개정안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 조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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