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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 찾은 도요새 역대 최다… 반갑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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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8 16:00:00 수정 : 2024-05-08 15: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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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 온 도요새 81만5000마리 역대 최다
서식지인 연안습지 감소했지만, 온난화로 번식 활발

지난해 한국을 찾은 도요새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큰뒷부리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 등 종 일부가 멸종위기로 꼽히는 도요새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도요새가 늘어난 이유가 다름 아닌 기후변화이기 때문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 20곳의 갯벌과 연안 습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 도래한 도요새가 81만4736마리(56종)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자원관이 본격적으로 도요새 수 조사를 시작한 2015년(48만9천137마리)보다 약 67% 늘어난 것이자 역대 최대치다.

국내의 한 하천보를 찾은 나그네새인 장다리물떼새(오른쪽)와 깝작도요새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도요새는 도요목 도요과와 물떼샛과 등에 속하는 물새류를 통칭한다. 국내에 도래하는 종 가운데 40종 이상이 봄과 가을에 온다. 번식은 러시아 시베리아나 중국 북부지역, 미국 알래스카 등 추운 곳에서 하고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등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난다. 갯벌 등 연안 습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이기에 도요새는 연안 습지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꼽힌다.

 

도요새가 늘어났다는 것은 한국에 도요새에게 친화적인 환경이 됐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의 연안 습지는 오히려 소폭 줄었다.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을 보면 국내 연안 습지는 2018년 기준 2482㎢로 1987년(3203㎢)보다 23% 작아졌다. 연안 습지 조사 방법이 정립된 2003년(2천550.2㎢) 이후 면적 변동이 크지는 않지만, 감소세는 이어졌다.

 

도요새가 늘어난 건 한국에서 터전은 줄었지만 최대 번식지인 시베리아의 기온이 따뜻해진 탓이다. 자원관은 도요새 번식지인 시베리아의 기온이 오르면서 이 지역에 도요새 먹이인 곤충도 늘었고, 이 점이 도요새 번식 성공률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베리아는 기후변화로 가장 빠르게 따뜻해지는 지역으로 꼽힌다. 작년 6월에는 시베리아 곳곳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2020년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시베리아 평균기온이 1981∼2020년 평균보다 4.3도 더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베리아 온난화와 함께 월동지인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도요새 보호 프로그램이 활발히 시행되는 점도 도요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국립생물자원관 길현종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5년부터 9년간 전국 20곳의 갯벌과 연안 습지를 대상으로 도요새 국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 도래하는 도요새가 총 56종 81.5만 마리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도요새가 가장 많이 찾아온 곳은 충남 서천군 유부도(15만8240마리)였고 이어 아산만(5만9271마리), 남양만(5만8312마리), 장항해안(4만6968마리) 순이었다. 국내 도래 도요새를 종별로 나누면 민물도요(2015∼2023년 연평균 19만7899마리)가 압도적으로 많고 붉은어깨도요(5만1285마리), 큰뒷부리도요(4만4490마리), 알락꼬리마도요(4만610마리), 개꿩(3만5379마리) 등이 뒤를 이었다.

 

자원관은 이번 연구를 위해 가락지를 부착한 도요새 관찰 사례를 호주·러시아·뉴질랜드 등 협력국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붉은어깨도요의 수명이 23년 이상인 것도 처음 확인했다. 자원관에 따르면 유럽에서 검은머리물떼새가 41세까지 생존했다는 것이 도요새 최장수 기록이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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