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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OTT들의 구독료 배짱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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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5 23:47:58 수정 : 2024-04-25 23: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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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총선’이 끝나고도 물가가 잡힐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에는 장바구니 물가에 경악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도 고물가 충격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주요 사업자들이 일제히 구독료 인상에 나섰다.

놀라운 점은 인상률이다. 조심스레 눈치 보며 한 자릿수로 올리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OTT는 20∼58%씩 왕창 인상했다. 그러고는 시치미를 뚝 뗀 채 소비자 반발에 모르쇠로 일관한다.

송은아 문화체육부 차장

쿠팡은 지난 12일 쿠팡플레이가 포함된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단숨에 58% 올린다고 발표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얌체처럼 기습 인상하는 모양새에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월 9500원의 베이직 요금제를 없앴다. 신규 가입자는 광고 없이 보려면 4000원 비싼 1만3500원 요금제를 택해야 한다. 계정 공유로 부담을 덜기도 어려워졌다. 같은 시기 유튜브는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1만4900원으로 42% 올렸다. 티빙은 내달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20% 올린다. 지난해 12월에는 월간 구독료를 인상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멤버십 가격을 1만3900원으로 40% 올렸다.

그간 콘텐츠 제작비가 가파르게 상승한 건 사실이다. 일부 OTT는 수년째 적자를 감수하고 출혈경쟁 중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해도 40∼50%의 인상률은 물가상승률 대비 지나친 규모다.

OTT들이 ‘배짱 인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구독자가 떠날 수 없으리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앞서 유튜브는 2020년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올렸다. 이듬해 넷플릭스와 쿠팡도 요금을 인상했다. 그때마다 구독자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대거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다.

플랫폼이 소비자를 가둬 두는 ‘록 인 효과’와 시장 독과점이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초반에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서비스에 길들인다. 한번 익숙해지면 요금이 올라도 플랫폼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OTT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니 대체재를 찾기도 힘들다. 콘텐츠의 양과 질이 경쟁력이라 OTT 시장은 독과점으로 흐르기 쉽다. 이런 산업 특성상 OTT 가격은 시장 조절 기능에만 맡기기 힘들다. ‘누가 보라고 떠밀었나. 안 보면 그만’이라고 하기엔 OTT는 이미 생필품처럼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구독한 OTT 개수는 평균 2.1개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요금을 인상한 OTT 4곳에 대해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를 위반한 정황을 파악한 데 따른 조치다. 하반기를 목표로 통합미디어법 입법도 추진한다. 미디어 환경이 변한 만큼 OTT 규제를 강화해 방송과 균형을 맞추려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OTT에 대해 지난 3월 “디지털서비스가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되고 있는지 지속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부가 OTT의 일방적 가격 폭등에 고삐를 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은아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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