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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서 홀대 받는 ‘이예 선생 홍보관’

입력 : 2024-04-23 01:04:51 수정 : 2024-04-23 01: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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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0여회 파견 ‘우리 외교 빛낸 인물’
울산 홍보관 제대로 운영 안돼 방치
서울·日선 동상까지 세워 업적 기려

서울·일본에선 동상까지 세워 기리는 조선시대 외교관 이예(1373~1445) 선생의 홍보관이 정작 고향 울산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7일 오후 찾은 울산 남구 신정동 주택가 골목. 2011년 3월 개관한 이예 선생의 홍보관(33.05㎡)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주택가 어디에도 ‘이예홍보관’이라는 표시가 없었다. 길 안내 앱을 켜서 헤매다 겨우 찾은 홍보관은 이예 선생의 후손인 학성이씨 문중이 만든 ‘용연서원’ 안에 있었다. 불법 주차된 차량을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섰지만 관람객은 물론 관리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먼지가 내려앉은 이예 선생 관련 팸플릿만 쌓여 있었고, ‘조선 최초통신사 충숙공 이예 선생 홍보관’이라고 새겨진 나무판만 보일 뿐 문까지 굳게 잠겨 있었다.

울산 남구 용연서원 내 이예홍보관 내부 모습.

22일 울산 남구 등에 따르면 이예 선생은 조선 태종·세종 재임 시절 43년간 대일외교에 나섰다. 일본에 40여회 파견돼 외교현안을 해결한 전문 외교관이었다. 오키나와(유구국)에 공식 파견됐던 유일한 조선인이기도 하다. 외교부는 조선왕조실록에 상세히 기록된 이예의 외교업적을 기려 그를 2010년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로 선정했다.

이처럼 홍보관이 활성화되지 않는 데 대해 학성이씨 관계자는 “도심 주택가 속에 있다 보니 시민들이 잘 몰라 아쉽다. 문중에서 관리하는 것이어서 자료도 부족하다. 이 지역에 재개발 계획 등이 있어 재정비하게 되면 문중 등과 논의해 홍보관의 내실을 다지려 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서울에선 이예 선생 기념사업에 열성이다. 5월9일 일본 옛 수도 교토에서는 이예 선생의 동상 제막식이 열린다. 사단법인 충숙공이예선생기념사업회는 “교토 민단 재건축 건물 앞에서 이예 선생 동상 제막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토에 세워질 동상은 2015년 3월 서울 국립외교원에 세워진 동상과 같은 모양, 크기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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