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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실·날실 속 숨어있는 인류 문명사 탐구

입력 : 2024-04-19 20:25:25 수정 : 2024-04-19 20: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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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브릭/버지니아 포스트렐/ 이유림 옮김 /민음사/ 2만2000원

 

원시사회를 벗어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간은 옷을 입었다. 삶의 필수요소가 된 옷의 재료인 직물은 일상의 언어 속까지 파고들었다. 부산물 또는 파급효과 등의 의미로 일상에서 흔히 쓰는 ‘스핀오프(spin-off)’ 같은 단어도 알고 보면 직물에서 유래했다.

미국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직물을 통해 문명의 역사를 되짚는다. 저자는 섬유를 얻기 위한 인류의 오랜 여정이 문명의 성장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 준다.

버지니아 포스트렐/ 이유림 옮김 /민음사/ 2만2000원

직물은 가장 가치 있는 상품 중 하나였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상인들은 여자들도 글을 읽도록 했다. 중세 직물 상인들은 복식 부기와 아라비아 숫자를 채택해 세상에 널리 퍼뜨렸다. 직물이 문자와 학문을 확산하는 데 일조했던 것이다. 가령, 씨실(가로 방향으로 놓인 실)과 날실(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이 교차하는 직조는 최초의 이진법이었다. 화학의 기원은 직물 가공과 염색에서 출발했다.

직물은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산업혁명은 실을 뽑고 천을 짜는 방직기에서 비롯했다. 아울러 산업혁명의 중추였던 방직 산업은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갔다.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창업자들은 직물 중개인이었다. 직조 기술은 방위산업과 컴퓨터 엔지니어링에 활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저자는 직물의 역사가 “인류의 이야기 그 자체이며, 모든 곳과 모든 시대에 존재하는 전 지구적 이야기”라고 말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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