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전 소진공 상반기 신도심 이전 논란

입력 : 2024-04-18 21:59:02 수정 : 2024-04-18 21:59: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시설 노후화·비싼 임대료 이유
현 중구 본사 유성구 이전 추진
“이전 땐 연간 임차료 9억 절약”
원도심 상인 “공동화 심화” 반발
市 “원도심 떠나지 않도록 지원”

대전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본사를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이전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원도심 상인들은 소진공이 원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가속화한다며 잔류를 주장하고 있다. 대전시까지 나서 신도심으로의 이전을 만류했으나 소진공은 올 상반기 내 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소진공은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본사를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로 옮긴다. 이날 새 임차공간 입주 계약을 한 소진공은 내부 인테리어 등을 마치는 대로 들어갈 계획이다. 현 사무실 계약기간은 7월까지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해 출범한 소진공은 그해 1월 중구의 한 건물에 들어가 5개 층을 임차해 쓰고 있다. 본사 직원은 400여명이다. 그러나 건물이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탓에 사무실에 비가 줄줄 새거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서 직원이 갇히는 사고도 종종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소진공은 업무 환경 개선 등을 이유로 이전을 검토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세종행을 계획했으나 무산됐고, 2022년 7월 박성효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본격 추진했다.

같은 해 9월 대전 유성 신세계사이언스콤플렉스로 옮기려고 했으나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관이 대기업 소유 건물로 간다는 비판을 받아 또다시 없던 일이 됐다. 당시 입주하려고 한 공간의 임차 조건엔 소진공은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전시가 원도심인 중구의 대전테크노파크 건물 입주를 제안했으나 주차장 문제와 공간 협소 등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비싼 임차료도 본사 이전의 한 요인이다. 현 원도심 사무실의 연간 임차료는 17억5000만원, 보증금은 10억원이다. 유성구 지족동의 건물의 연간 임차료는 13억2000만원, 보증금은 5억원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새로 입주하는 건물은 2001년 신축돼 근무환경이 낫고, 임차료도 현재보다 연간 9억원 정도 낮다”고 말했다.

원도심 상인들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2년 이전 반대 삭발투쟁까지 감행했던 상인들은 “중구 내에서도 충분히 본사가 갈 공간을 찾을 수 있는데 굳이 유성구로의 이전을 추진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중구는 대전 원도심으로 소상공인이 가장 많고, 대전역이 있어 접근성도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대전시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소진공이 대전 원도심을 떠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대전시가 기관 이전을 못하게 막을 권한은 없지만 소진공이 새로운 청사를 매입한다거나 부지를 확보해 신축한다는 계획을 세우면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 논란이 재점화하자 소진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단이 대전을 떠나는 것도 아닌 지역 내 이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본사는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만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전국 730만 소상공인을 성장시키기 위해 국가가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라며 “조합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무환경 개선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소진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전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직원의 80% 이상이 유성으로의 이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채수빈 '깜찍한 손하트'
  • 채수빈 '깜찍한 손하트'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