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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행동주의펀드… “주주환원 중·장기 전략으로”

입력 : 2024-04-18 19:28:17 수정 : 2024-04-18 22: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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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정기 주총 ‘리뷰 보고서’ 보니

주주제안 중 이사·감사선임 52%
정관변경 19%·배당 관련 11% 順
배당 확대 등 단기 전략 변화 보여
이사회 진입 등 긴 호흡 접근 포석

행동주의펀드 대표 만난 이복현
“무리한 요구는 시장에도 장애물
장기 성장전략 제시해달라” 당부

배당 확대 여부 등을 둘러싸고 기업들과 대립각을 세워온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선 이사회 진입과 같은 중·장기적 투자전략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영권 참여를 통해 좀 더 긴 호흡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강화를 이끌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행동주의 펀드들에 배당 등 단기수익보다 기업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18일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펴낸 올해 정기 주총 시즌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분석 대상 상장기업 225곳 중 34곳이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다. 지난해 44곳에 비해 줄었지만 2022년 27곳보다 늘어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상장기업 9곳에서 최대 주주와 2대 주주, 또는 사주일가 간 경영권 다툼과 관련된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됐다. 한미사이언스와 다올투자증권 등이다. 서스틴베스트가 주주제안 안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이사·감사 선임건이 전체 117개 주주제안 안건 중 61건으로 52.1%를 차지했다. 이어 정관 변경(18.8%), 현금·주식 배당(11.1%), 보수 한도 등 기타(10.3%) 순이었다.

 

서스틴베스트는 “2023년 주총 시즌 당시 현금·주식 배당이 이사·감사 선임 다음인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은 올해 이사 선임과 관련한 주주제안에 대부분 집중했다. 그 결과 트러스트자산운용은 태광산업 주총에서 추천한 김우진·안효성 사외이사, 정안식 사내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태광산업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건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JB금융지주 주총에서 이희승·김기석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켰다. 이사회 구성원 11명 중 2명을 추천 인사로 채웠다.

 

서스틴베스트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이사 선임 주주제안은 배당 확대와 같은 일회성 요구보다 이사회 진입을 통해 좀 더 중장기적 관점으로 주주가치 상승을 끌어내려는, 접근법의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가치 강화를 골자로 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주주제안은 늘어나고, 행동주의 펀드도 왕성하게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가 공개한 ‘정기 주주총회 리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의 3374개 안건 중 주주제안건은 135건이다. 이 중 통과된 안건은 37건으로 가결률은 27.41%였다. 지난해 대비 약 9.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배당 확대와 관련한 주주제안 안건은 지난해 27건에서 올해 12건으로 감소했다. 연구소는 “기관 투자자 및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업과 주주 행동주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트러스톤, KCGI, 안다, 얼라인, 차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행동주의 펀드 대표들을 만났다. KT&G, DB하이텍, JB금융지주 등 최근 행동주의 펀드 또는 소액주주와 이슈가 있었던 상장기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주주 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과 주주들에 적극 제시해 달라”며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은) 책임감과 투명성, 그리고 전문성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주 활동으로 기업과 자본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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