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스터디/캐서린 R 스팀슨 외 11인/ 김보명 외 8인 옮김/ 후마니타스/ 4만2000원
오늘날 젠더 연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별조차 젠더에 의해 구성되는 것임을 주장하면서 이 둘 사이의 구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성들’에 대한 인정은 물론 이성애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비판하며 LGBTQ(성소수자) 연구로 확정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젠더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다양한 ‘성들’ 사이에 규정된 기존의 사회 관습과 전통을 흔들고 그 근간을 위협하며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것으로 낙인찍혔다.
이에 저자들은 그 자체로 다학제적이며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젠더 연구 지형의 광범위한 특성을 책에 담았다. 일상적인 담론은 물론이고 학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주요 용어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페미니즘과 젠더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개념의 지도를 제공한다.

젠더 연구의 진화와 여성 및 섹슈얼리티 연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서술한 ‘서론’에 이어 실려 있는 21편의 글들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젠더와 섹슈얼리티 연구가 어떻게 전개돼 왔고, 각각의 주요 개념들과 젠더 개념이 교차하고 있는지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신체, 문화, 욕망, 인권, 정의, 신화, 권력, 규제, 종교, 유토피아 등등이 각각 어떻게 젠더를 무시해 왔는지, 또 그러면서도 어떻게 이를 은밀하게 재생산해 왔는지, 그러다 이 같은 상황이 어떻게 전복됐고 오늘날 각각의 개념들이 젠더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나아가 이 같은 상호작용을 통해 장차 어떤 분석틀과 전망이 등장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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