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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국민은 정부·여당의 변화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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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1 22:49:39 수정 : 2024-04-11 22: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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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론 가려 인물·정책 통하지 않아
집단적 사고 갇힌 극단정치에 경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정부·여당 참패로 마무리되었다. 국회 권력 크기의 분기점인 150-180-200석 기준에서 보자면, 4년 전 선거와 같은 결과다. 180~200석을 얻은 야당이 법률안 신속처리안건 지정 및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종결을 행사할 수 있어 여당의 야당 견제는 매우 어렵게 되었으나, 여당의 100~120석 확보로 대통령의 국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여전히 가능하게 된 상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첫째, 투표율이 67%로 역대 국회의원선거와 비교하여 매우 높았다. 선거이론의 투표참여 방정식으로 설명하자면, 박빙의 선거구가 많았고 또 투표에 참여하여 특정 정당을 꼭 심판해야겠다는 유권자도 많았기 때문이다.

김재한 한림대 교수

둘째, 정권 심판과 야당 심판 간의 경쟁에서 유권자 다수는 정권 심판을 택했다. 정치학 문헌에서는 이를 회고적 투표로 부른다. 유권자의 투표 선택은 어느 후보가 앞으로 잘할 것인지보다, 현직 후보가 잘했느냐 아니면 잘못했느냐로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회고적 투표는 현직 국회의원보다 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소야대인 상황이라고 해서 정부·여당의 국정수행 책임을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다수는 야당에 여러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였으나, 여당이 야당 탓으로 면피하는 걸 수용하지 않았다. 정권이 교체된 지 2년이 되는 시점의 야당 탓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셋째, 후보 인물론이 잘 통하지 않았다. 선거뿐 아니라 시장을 포함한 인간세상이 늘상 합리적으로만 흘러가지는 않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흠결 있는 후보 상당수가 감표를 받긴 받았다. 집권여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상쇄할 정도가 아니었을 뿐이다.

넷째, 유권자 다수는 변화를 원했다. 야당의 공천 물갈이는 불공정한 부분이 있어도 여당의 조용한 공천보다는 일반 유권자에게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여러 사회실험에서 특정 방향의 변화를 선호하는 일반 참가자는 자신에게 더 나쁜 다른 변화를 추후 겪게 되더라도 일단 변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공약이 제시되기는 했으나 유권자에게 잘 인지되지 않았다. 유권자가 공약을 살펴보고 후보를 선택하여, 결국 유권자 다수가 선호하는 정책이 실현되는 정책 선거는 실종해 버렸다. 대신 색깔 또는 기호의 사용이 선거운동 내내 논란이 되고 강조되었을 뿐이다.

여섯째, 양당을 혐오하는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는 제3지대 정당은 실패했다. 원내 진입에 실패한 30여개의 신생 정당과 달리, 조국혁신당은 실질적인 원내 제3당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지지자 중첩으로 민주당과 대체재적 관계일 거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지역구 선거와 분리된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함으로써 보완재적 관계를 설정했다.

끝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불리는 현행 선거제도는 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비례대표 기준이든 지역구 기준이든 득표율은 의석비와 큰 괴리를 보였다. 선거제도 개혁은 제22대 국회의 주요한 과제이나 과연 국회 스스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이 하나가 되어 드러낸 민심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사실 국민이 쪼개져 있는 양극화 상황에서 유권자끼리 서로 조율하여 절묘한 선거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선거 결과는 민심의 바로미터임은 분명하다. 집단적 사고에 갇힌 정치지도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정부·여당의 인적 쇄신 또는 개편은 불가피하게 보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역시 지도부 신상에 따른 변화 가능성도 있다.

선거 이후 협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이미 상대 정당에 대한 강경책을 약속한 선거공약도 있어 협치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협치 옵션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와 부합해야 추진된다.

협치 여부를 포함한 향후 정국은 2026년 지방선거 및 2027년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여러 정치적 이벤트와 관련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어쩌면 임시방편의 미봉책보다 후세 평가를 의식하고 직분을 다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을 수도 있다. 선거 전술을 넘어 경세의 전략이 요구된다.

 

김재한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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