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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쌍둥이 둔 무용수 엄마, 장기기증으로 4명 살려

입력 : 2024-04-09 06:00:00 수정 : 2024-04-08 21:48:03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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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이자 7살 쌍둥이 두 아들의 엄마였던 4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충남대병원에서 장희재(43)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8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달 9일 가족들과 부모님 댁에서 잠을 자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쌍둥이에게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났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고,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장씨는 남들과 어울리기와 책 읽기를 좋아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도왔고, 평소 봉사와 기부를 하던 따뜻한 사람이었다.

 

장씨는 언니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 무용에 입문해 충남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했다. 초·중등 수업과 여러 대학의 무용 강의를 나가며, 박사과정을 밟으며 쌍둥이의 육아도 함께 해나간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전국 무용제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대전을 빛낸 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기증자의 어머니 김광숙 씨는 “희재야, 너무 보고 싶어. 매일 아침 네 이름을 몇 번씩 불러봐. 애들 걱정하지는 말고 이제는 편히 쉬어. 자주 엄마 꿈속에 나타나, 그럼 아이들 이야기 전해줄게. 근데 애들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거 같아서 그게 더 힘들어. 희재야 애들 잘 자라날 수 있게 하늘에서 꼭 지켜줘. 사랑한다”고 전했다. 언니 장혜선 씨는 “희재야, 너무 사랑했고 내가 너의 언니여서 너무 행복했어. 더 많은 걸 못 해줘서 미안해. 나에게 아들 둘을 선물로 주고 간 것을 생각하고 내 딸과 함께 잘 키울게.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에는 내가 엄마가 되어줄 테니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라며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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