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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맞아 "에스토니아 총리가 나토 새 수장 확정"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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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2 16:43:17 수정 : 2024-04-02 16: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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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온라인 매체가 전해… 사실과 달라
현재로선 美·英 지지하는 네덜란드 총리 '유력'
"발트 3국 안보에 관심 가져야" 촉구하려는 듯

만우절을 맞아 북유럽 에스토니아의 한 온라인 신문이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기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고 보도해 눈길을 끈다. 물론 기자가 작심하고 쓴 거짓 기사다. 다만 그간 나토가 너무 서유럽 국가들 위주로 운영돼 온 만큼 이제 발트 3국 및 동유럽 신규 회원국들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토니안 월드’는 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총리 카야 칼라스가 나토의 새 수장이 된다’(Estonian PM Kaja Kallas to become the new NATO chief)라는 제목의 기사를 선보였다. 이 매체는 에스토니아 국내 뉴스는 물론 세계 각국의 에스토니아 출신 이민들의 삶을 다룬다. “세계에서 에스토니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만우절인 4월1일 에스토니아의 한 온라인 매체가 보도한 기사.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나토 새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속 칼라스 총리(왼쪽)의 옆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온라인 캡처

나토는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의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칼라스 총리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등과 더불어 유력한 후보자들 중 한 명인 것은 맞는다. 그러나 아직 새 사무총장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더욱이 객관적인 판세만 놓고 보면 뤼터 총리가 칼라스 총리 등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더 앞서 있다.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이른바 ‘빅4’가 모두 뤼터 총리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그런데 ‘에스토니안 월드’의 보도는 이런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기사에 따르면 칼라스 총리는 최근 미국과 독일을 방문한 기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리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미·독 양국은 칼라스 총리한테 설득을 당해 뤼터 총리 지지 의사를 철회했다. 영국은 국내 사정 탓에 나토 사무총장이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애초 ‘뤼터 총리가 차기 나토 사무총장 적임자’라는 뜻이 확고했으나 타국들 동향을 살핀 끝에 마지막으로 칼라스 총리 편에 섰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두가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의심스러운 내용들이다.

 

만우절 기사에 정색하고 반박하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이나, 현재까지 알려진 팩트를 소개하면 이렇다. 나토의 ‘대주주’라고 할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 강대국은 뤼터 총리가 차기 나토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사가 뚜렷하다. 지난해 가입한 핀란드, 올해 가입한 스웨덴까지 포함해 총 32개국인 나토 회원국 가운데 최소 20개국 이상이 뤼터 총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칼라스 총리가 나토 사무총장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극히 낮다는 얘기다.

나토 회원국 현황.

다만 나토 사무총장 선출은 다수결이 아니고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문제는 나토 동맹국 일부가 뤼터 총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주로 냉전 종식과 소련(현 러시아) 해체 후 나토에 가입한 신규 회원국들이 그렇다. 1949년 창설된 나토는 75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국과 서유럽 국가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과거 소련(현 러시아) 지배를 받은 북유럽 발트 3국, 그리고 소련 영향권에 있었던 동유럽 국가들은 무슨 변방인 양 소외돼 온 것이 현실이다. 칼라스 총리와 요하니스 대통령이 차기 나토 사무총장 도전 의사를 밝히자 이들 ‘비주류‘ 회원국 사이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나토 회원국 중 단 한 나라라도 뤼터 총리에 반대하면 새 사무총장 인선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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