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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주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 사업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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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1 13:26:12 수정 : 2024-04-02 10: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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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제주시장 등 공무원 상대 손배소 제기
공원시설비 조정 사실상 결렬…5월 예정 아파트 분양 보류
사업자 “중부공원과 형평성 위배” vs 제주시 “공원시설 애초 제안대로 해야”

1조4000억원 규모의 제주시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이 공원시설비 조정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좌초 위기에 처했다. 민간특례사업 시행자는 공동사업자인 제주시장과 담당 국·과장 등 공무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5월 예정한 아파트 분양도 보류했다.

 

1일 제주시와 호반건설 컨소시엄 특수목적법인 오등봉아트파크㈜에 따르면 2020년 오등봉 민간특례 사업(아파트+공원시설) 협약 당시 사업자는 총면적 76만2298㎡ 가운데 87.6%인 66만7218㎡에 음악당과 제주아트센터 리모델링 등 공원시설에 총 133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

주요 시설은 △음악당 건립(502억원) △제주아트센터 리모델링(185억원) △어린이도서관 신축(100억원) 등이다.

 

부지의 12.4%인 9만5080㎡에 아파트 최고 15층, 1401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등봉아트파크㈜는 4년 전 협약 이행을 위해 지난해 9월 기준 총 사업비를 검증한 결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원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 금융비용, 토지보상비가 오르면서 1조4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사업비 8262억원보다 40% 가량 상승했다. 토지보상비도 24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공원 조성계획 중 음악당은 502억원에서 760억원으로 급등하는 등 공원시설 총 사업비는 당초 1332억원에서 1940억원으로 32%(608억원) 늘었다.

 

클래식 전문 음악당은 건축 연면적 1만7000㎡ 규모에 1200석을 갖춘 대극장과 공연 연습장이 들어선다.

 

사업자는 협약 이행을 위해 공원시설에 1940억원을 투입할 경우 아파트 3.3㎡(평)당 분양가는 3200만원까지 치솟아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비 등 급등 사업비 4년 새 ‘껑충’…수익률 8.9%→5.7%로 낮춰

 

3.3㎡당 분양가를 26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하려면 음악당 규모 축소 등 공원시설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는 수익률을 8.91%에서 5.72%로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세후수익금은 608억원이 유지된다.

 

반면, 제주시는 음악당 건립은 문화향유 확대와 공공시설 확보를 위한 시민과의 약속이라며 협약대로 1200석 규모로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와 사업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강병삼 제주시장은 지난달 중순 예정된 2차 협의를 전격 취소했다. 사업자가 당초 협약대로 공원시설 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분양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건설단가(아파트) △공원사업비 △사업자 수익률 등 조정안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 동시에 추진한 민간 특례사업인 중부공원의 경우 공원시설 사업비를 줄이고 수익률 인하를 사업자 측이 수용하면서 합의에 이른바 있다.

 

중부공원의 경우 공원시설비 400억원 중 100억원 규모의 가족어울림센터를 취소했다.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민간특례사업 시행자인 제일건설 특수목적법인 제주중부공원개발이 2020년 제주시와 협약한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이었다.

 

이후  원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 금융비용, 토지보상비(860억원) 등이 크게 상승하며 중부공원개발과 시는 지난 1월 협의를 통해 총사업비를 3600억원에서 6000억원 가량으로 늘렸고, 최종 분양가를 3.3㎡당 930만원가량 인상한 2437만원으로 확정했다. 

 

제주시는 건설비 등이 급등하면서 분양가 상승요인이 발생했고, 100억원 규모의 가족어울림센터를 취소하고 사업자 수익률을 7%에서 4.3%로 낮추는 등 아파트(728세대) 분양가를 최대한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제주 지역 민간아파트의 연 평균 분양가(3.3㎡당 2574만원)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률이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청 전경. 제주시 제공

◆“컨소시엄 참여 지역업체 4곳 도산 위기”

 

제주시 관계자는 “오등봉공원 사업 규모가 중부공원보다 약 2배이어서 동일한 기준이나 비율을 적용해 공원시설비를 조정할 수는 없다”라며 “음악당 건립은 당초 협약에 따라 진행돼야만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 공원시설비 일부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사업자 측의 공원시설 축소·삭제 요구가 과한 측면이 있다. 사업자 측이 검증한 공사비를 제주시가 검증하기도 어렵다”라고 밝혔다.

 

사업자 측은 “공원시설 사업비를 줄이고 수익률을 낮추더라도 금융비용과 건축비·인건비가 오르면서 분양가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미분양 사태 속 적정 분양가를 책정하는 게 최선이지만, 공원시설 협약 이행은 고분양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업자 측은 “금융권과 약속했던 지난달 말까지 제주시와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5월 아파트 분양 계획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라며 “하루 하루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막대한 금융비용 손실 등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지역업체 4곳은 도산 위기에 몰렸다”라고 주장했다.

 

사업자 측은 제주시가 부당한 업무처리로 손실을 끼쳤다며 제주시장과 국·과장 등 담당 공무원을 상대로 120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이 무산될 경우, 제주도가 공원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지방재정 2400억원(토지보상비)을 투자해야 한다. 사업자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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