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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사는데, 아이 의대 입시 위해 지방 유학 생각 중”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3-31 18:30:00 수정 : 2024-03-31 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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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입시학원 설명회 열기… 초등생 부모 등 1000명 ‘구름 인파’

비수도권 82% 증원·지역전형 확대
의·정 갈등에도 입시 관심 뜨거워

학부모 76% “지방권 이동 많을 것”
“연고지로 자녀 중학교 옮길 수도”

업계 “학생수 대비 의대 정원 비율
강원권 3.68%로 가장 높아 유리”

“지금 대치동에 살고 있는데, 의대 입시를 위해 아들의 지방 유학도 생각 중이에요.”

3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열린 ‘의대 모집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향후 대학 입시 영향력 긴급분석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고모(52)씨는 이같이 말했다. 고씨와 남편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12살배기 아들의 말을 듣고 이날 설명회 현장을 찾았다. 남편 A씨는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서울권 의대에 갈 수 있다면 서울에서 지원하겠지만, 보다 안정적인 입시를 위해 지방에 가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면서 “마침 처가댁이 대구라서 지방 유학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31일 열린 종로학원의 의대 입시 설명회에 참가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학원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엔 약 1000명이 참석, 의대 증원에 대한 수험생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최상수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따라 자녀를 의대에 보내기 위한 ‘지방 유학’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기존의 ‘의대 열풍’에 정부의 ‘증원 방침’이 더해지며 상대적으로 입시 문턱이 낮은 지방 의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분을 비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자녀를 의대에 보낼 계획이라면 “서울보다 지방이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종로학원이 개최한 설명회에는 학부모와 자녀 등 약 1000명이 현장을 찾아, 의대 증원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케 했다. 종로학원은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산, 광주, 울산 등 11개 지역에서 입시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입시업체의 발 빠른 움직임만큼이나 학부모들도 분주하다. 정부의 증원 규모를 둘러싼 의정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증원 정책을 환영하며 자녀 입시 대응에 나선 상태다. 특히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의 82%를 비수도권에 배치하면서 지방으로 자녀를 유학 보내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종로학원이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 후인 지난 27·28일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수도권에서 지방권으로 (학생) 이동이 많을 것’으로 본 응답자가 75.5%에 달했다. 매우 그렇다는 19.1%, 그렇다 56.4%, 변화없다 15.6%, 그렇지 않다 7.7%, 전혀 그렇지 않다 1.2%였다.

실제 이날 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의 대다수는 자녀의 지방 유학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자녀와 설명회를 찾은 박은주씨는 “특정 학교를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의대를 희망하고 있다”며 “전북에 연고지가 있어서 그곳 의대에 아이가 진학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5세 자녀를 둔 학부모 이정민(45)씨는 “수도권은 좀 어려울 것 같고 지방권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의 의향이 있으면 중학교 때 주소를 옮겨야 한다고 들었다”며 “지방에 연고지도 있어서 의대에 가면 좋겠다”고 했다.

2살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경기 수원에서 설명회에 찾아 온 강모(71)씨는 “큰 손주가 고등학교 1학년인데, 의대 입시에 관심이 있어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이라도 의대면 괜찮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현장에서 만난 입시전문가 김모(43)씨는 “수도권 의대 증원 규모가 워낙 적어서 지방을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이미 이사를 간 부모들도 있고, 과학고에 지원하려던 학생들도 의대 쪽을 알아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자신의 자녀들을 지방 유학시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목동에 살고 있는데 교육 환경이 좋다 보니 굳이 내려갈 이유는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진학의 지역별 유불리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은 의대 진학이 가장 유리한 지역으로 강원권을 꼽았다. 학원 측이 권역별 학생 수와 의대 정원을 비교한 결과 올해 강원 지역 의대 정원은 강원 고3 학생 수의 3.68%로, 6개 권역 중 가장 높다. 이어 충청 2.01%, 제주 1.64%, 대구·경북 1.62%, 호남 1.60% 부·울·경 1.36% 순이었다. 지원하는 졸업생 수와 지역인재전형 모집 비율 등에 따라 실제 경쟁률은 달라질 수 있지만, 단순 정원 비교로는 강원이 전국에서 가장 유리하고 부산·울산·경남이 불리한 셈이다. 초2∼고2도 강원·충청 순으로 의대 지역인재전형 진학이 유리하고 부·울·경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설명회를 개최한 종로학원 측은 “각 지역별로 의대 입시 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지방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예림·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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