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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순간 넘어갔다”… 이정후, 美친 ‘존재감’

입력 : 2024-03-31 23:57:56 수정 : 2024-03-31 23: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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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MLB 데뷔 첫 홈런

샌디에이고전 8회 124m 솔로포
연일 안타 이어 3경기 만에 ‘폭발’
부친 이종범 관중석서 기쁨 만끽
맞대결 김하성은 무안타로 침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에게 지난겨울 계약기간 6년에 1억1300만달러(약1522억원)의 거액을 투자한 것은 KBO리그 통산 0.340에 달하는 고타율과 30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383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선구안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다만 배트에 공을 맞히는 ‘콘택트 능력’은 빅리그에서도 통한다는 평가였지만, 이정후의 장타력은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KBO리그 7년 동안 이정후의 홈런은 65개로 연평균 10개가 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서 8회 빅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터뜨리고 홈을 밟은 뒤 손을 들어올리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AP연합뉴스

하지만 이정후가 MLB 데뷔 세 경기 만에 홈런포를 터뜨리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키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과 사흘 연속 맞대결을 펼친 이정후는 첫 두 타석에선 김하성의 호수비에 걸려 안타를 도둑맞았다. 1회 첫 타석에선 상대 선발 딜런 시드의 시속 156㎞ 빠른 공을 공략해 타구 속도 159㎞에 달하는 빠른 타구를 날렸지만, 김하성이 2루를 지나서 공을 잡고 정확하게 송구해 이정후를 잡아냈다. 3회 초에도 이정후는 시속 168㎞의 빠른 타구를 날렸지만, 이번에도 2루 근처를 지킨 김하성에게 걸렸다.

 

하지만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서 시드의 시속 141㎞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비거리 94m짜리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전 타석에서 큼지막한 타구로 예열한 이정후는 네 번째 타석에서 폭발했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1B-1S에서 상대 좌완 사이드암 불펜 톰 코스 그로브의 시속 125㎞ 스위퍼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잘 맞은 타구는 시속 168㎞로 124를 날아가 우중간 외야 관중석에 안착했다. 이정후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를 돌았지만, 관중석에서 아들의 MLB 첫 홈런을 지켜본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코치는 크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29일 빅리그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이정후는 30일에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내친김에 세 번째 경기에선 홈런포까지 터뜨리며 자신의 기량이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정후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순항 중이다.

 

이정후가 마수걸이 아치를 그리면서 MLB에서 홈런을 친 한국 선수는 15명으로 늘었다. 추신수, 강정호, 최희섭, 최지만, 김하성,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박효준, 박찬호, 류현진, 백차승, 황재균, 배지환이 이정후에 앞서서 손맛을 봤다.

 

샌디에이고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하성은 이정후의 안타성 타구를 두 차례 걷어내며 골드글러브 수상자다운 호수비를 뽐냈지만, 타석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솔로포 이후 마이클 콘포토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며 9-1로 크게 달아나 승기를 굳혔고 결국 9-6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클럽하우스에서 맥주와 면도크림으로 축하 세례를 받았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은 나쁘지 않았고 직선 타구도 계속 나와서 공이 조금만 뜨면 홈런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이번보다) 한국에서 친 첫 홈런이 더 와 닿는다. 그때는 프로 첫 홈런이었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랄까 그랬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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