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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깨우는 봄… 명품 선율에 ‘두근두근’

입력 : 2024-03-31 21:18:42 수정 : 2024-03-31 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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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봄 클래식 공연 풍성

통영국제음악제 4월 7일까지 진행
佛 비올리스트 타메스티 연주 눈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61곡 연주
공연영상 플랫폼서 모두 감상 가능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도 기대감
계촌 클래식 축제는 자연과 ‘하모니’

2024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이 열린 지난 29일 저녁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프랑스 출신 세계적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가 협연한 첫 무대부터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1803∼1869)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해럴드’ 연주였는데 평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작품 속의 해럴드가 산으로 가고 순례를 하는 것처럼 타메스티가 악단 사이나 무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비올라를 연주한 것이다. 독일 하노버 NDR 필하모닉 교향악단 음악감독에 내정된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이끈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매끄러웠고, 타메스티는 명성에 걸맞은 연주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비올라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이들의 협연이 끝나자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뜨거운 갈채로 화답했고, 이어 림스키코르사코프(1844∼1908, 러시아)의 ‘셰에라자드’ 연주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제22회 통영국제음악제를 시작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봄날 클래식 축제가 잇따른다. 36회째를 맞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4월3~28일)와 실내악의 참맛을 일깨워준 서울스프링실내악 축제(19회·4월23일~5월5일), 강원도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계촌 클래식 축제(10회·5월31일~6월2일)가 음악의 향연에 취할 관객들을 기다린다.

2024 통영국제음악제(TIMF) 개막 공연.

통영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순간 속의 영원(Eternity in Moments)’이다.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로 2022년부터 통영음악제를 맡고 있는 진은숙 예술감독은 개막 당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영음악제에서 좋은 연주와 아름다운 음악을 공유하는 순간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 생각해 이런 주제를 정했다”며 “(통영음악제는) 항상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거(다양한 음악)를 선보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타메스티와 함께 상주 음악가인 ‘프랑스 삼총사’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클랑포룸 빈, 독일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홍콩 신포니에타, 밴쿠버 인터컬처럴 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면 3차원 영상이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신작 ‘스레드(THREAD)’ 세계 초연(29일)과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김일구(84)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 공연(30일)도 독특한 무대여서 눈길을 끌었다. 피아니스트이자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의 상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나래솔(33)의 공연과 강연 역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상주 작곡가였으나 최근 80세를 일기로 타계해 함께하지 못한 헝가리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를 추모하는 뜻에서 ‘시크릿 키스’와 ‘오로라’ 등 고인의 다섯 작품이 연주된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를 대표하는 윤보선 고택 음악회의 지난해 공연 모습.

예술의전당 최장수 기획공연인 교향악축제는 지난해 6월로 옮겼다가 다시 4월로 돌아온다. 전국 20개 국·공립 관현악단에 민간 악단인 한경아르테필하모닉, 심포닉송,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참여해 모두 61곡의 교향곡과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겹치는 곡이 없다. 예술의전당 공연영상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로 모든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주제를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로 잡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국내외 유명 연주자 등 음악가 60명이 무대에 올라 가족의 여러 모양과 의미를 다채로운 음악으로 조명한다. 이 축제를 대표하는 윤보선 고택 음악회(4월27일)에선 올해 서거 175주년인 쇼팽, 서거 100주년인 푸치니와 포레, 탄생 200주년인 스메타나의 작품이 연주된다.

강원 평창 계촌마을에서 열리는 계촌 클래식 축제에선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의 협연(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등의 무대도 기대된다.


통영=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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