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 개발 등 추진사업 악영향 우려
부채비율이 200% 수준에 육박하는 인천도시공사(iH)의 올해 인천시로 배당금 지급액이 520억원으로 확정됐다. 당장 부동산 경기의 불안정성으로 빚을 줄여야 할 판에 늘리는 결정이라 자금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iH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이사회를 통해 시에게 지급할 배당금이 520억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지난해 결산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공사는 현재 4조원의 부채를 갖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땐 시에 배당금을 줘야 한다.
과거에는 그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2기 검단신도시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급증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42억원, 2022년 1300억원, 2023년 6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 사이 2762억에 달한다. 고스란히 자본금은 줄어들게 된다.
공사는 주요 업무인 개발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중장기적 부채 감축 목표를 세웠다. 2022년 199%, 2023년 195%, 2024년 183%, 2025년 173%, 2026년 163%, 2027년 153% 순의 개선안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 배당 진행으로 적신호가 켜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시장 악화로 매각 감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공사 측은 현 추세가 내년도 이후까지 이어질 땐 실질적인 현금 부족액이 4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판단했다. 신규 투자의 축소 또는 자산 유동화를 통한 공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진행 중이거나 시작해야 할 프로젝트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시행자로 참여한 ‘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이 대표적이다. 가장 먼저 원도심 내 보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만 500억원이 넘게 투입되며 추가로 추정손실액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부채공기업이란 불명예를 쓰지 않으려면 배당금 지급의 정비가 요구된다는 제안도 있다. 당기순이익이 나더라도 재정건전화 시기까지 유보하자는 게 골자다. iH 관계자는 “자본금 증가폭 위축에 따른 사업여력 감소가 5600억원으로 분석됐다. 부채비율 관리 어려움 등 재정 전반의 고민이 지자체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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