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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러시아 비토’로 활동종료…정부 “깊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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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9 00:23:15 수정 : 2024-03-29 00: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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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의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 활동이 다음 달 말 종료된다.

 

안보리가 28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을 표결한 결과,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3개국은 찬성했고 1개국은 기권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이사국의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거부권(veto)을 행사하며 부결된 것이다. 안보리 결의는 거부권 없이 9표를 넘어야 가결된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 2차 핵실험 직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설치됐다. 매년 2회 북한 제재 이행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감시 역할을 해왔다.

 

한국·미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러시아·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패널의 임기는 안보리가 매년 3월쯤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1년씩 연장해왔다. 다만 이번에는 러시아 등 일부 이사국이 임기 연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난항이 예상됐다. 지난 22일 예정됐던 표결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 문안 합의는 최근 수년간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정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올해 부결로 이어졌다. 결의안 채택이 불발되면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임기는 4월 30일로 끝난다.

 

정부는 러시아의 거부로 전문가 패널이 활동을 연장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안보리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감시가 더욱 강화돼야 할 시점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 총의에 역행하면서 스스로 옹호해 온 유엔의 제재 레짐과 안보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을 택하였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황준국 유엔대사도 “러시아의 자기중심주의에 안보리에서 가장 활발한 조직이 임기를 종료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임 대변인은 “전문가패널은 그동안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핵‧미사일 도발, 불법적 무기 수출과 노동자 송출, 해킹을 통한 자금 탈취,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등 제재 위반을 계속했다”며 “이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오고 있는 북한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나타난 대다수 이사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패널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안보리 대북제재 레짐의 존재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사국들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도록 안보리 대북제재를 굳건히 유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에 앞서 한국과 일본 등 10개 이사국은 “모든 안보리 이사국은 전체 회원국 이익을 위해 패널 임기를 1년더 연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0개국은 “북한은 2022년 이후 10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포함해 불법적인 활동을 수년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역내 안정 불안정을 야기하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평화와 안보를 훼손하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 패널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안보리가 패널 임기를 연장하는 것이 필수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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